[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신장질환 앓는 고양이, 보조제·처방식 급여로 생존기간 늘려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신장질환 앓는 고양이, 보조제·처방식 급여로 생존기간 늘려요
  • 정영욱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외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2.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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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욱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외과원장
정영욱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외과원장

최근 고양이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수의학적 접근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노령묘 및 선천적 신장질환 환자를 위한 ‘집에서 해줄 수 있는’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의사의 지도에 따라 좋은 사료와 처방약을 가지고 오더라도 고양이가 잘 먹지도 않고 왜 먹이는지 궁금증만 쌓여가는 경우가 많다. 필자에게도 많은 문의가 들어오곤 하기에 이에 대해 논해 보고자한다.

일반적으로 농신증, 종양 및 수신증, 요관의 결석 및 협착, 이소요관 등에 대한 외과적 치료를 받았거나 내과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 수의사는 신장에 관련된 처방식 및 보조제를 처방한다. 처방식 및 보조제를 통한 신장질환 관리의 초점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이며 신장실질의 변성을 최대한 지연하는 것에 있다. 물론 처방식 및 보조제 등 급여는 적극적인 내/외과적 치료에 이은 보조적인 성격을 띠므로, 동물병원에서 치료 및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한다.

신장질환 관리 보조제를 설명하기 위해서 각 성분의 기능 및 부족 시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선 칼럼에서 기술했던 신장질환의 기본적 증상 및 원인도 이해해야한다. 신장질환에 따른 다음다뇨증으로 저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혈압으로 요독증 및 신장의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칼륨보조제 및 신장보호제 처방이 필요할 수 있으며, 결핍 시 다뇨증 및 식욕/체중감소를 유발할 수 있는 비타민B와 항산화 효과를 지닌 비타민E 처방이 필요할 수 있다.

루비날(약용 대황 성분)과 같은 한약재를 이용한 성분은 신장의 섬유화 진행을 막아 신부전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단백뇨를 동반한 1~4단계의 신부전에서 고혈압 및 단백뇨를 억제해 사구체 손상을 느리게 한다.

실제로 오메가-3 지방산 섭취 고양이의 생존기간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Plantiga et al, 2005). 이파키틴(Ipakitine)과 같이 혈중의 요독증산물을 감소하며 소화관 내에서 인흡착을 도와 분변으로의 배출을 돕는 보조제도 처방될 수 있다.

직접적인 처방으로 활성탄 성분(레나메진, 크레메진 등)을 통한 요독증 개선 및 신부전 지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변비의 악화 및 간 장애가 동반된 경우 혈중 암모니아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아조딜)을 통해 요독소를 장관에서 대사시켜 분해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신장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많은 보조제 및 성분이 현 시중에 존재한다. 각 환자의 상황과 신부전 단계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보조제의 적용 및 효과에 관한 상담은 반드시 수의사와 함께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보호자가 신장질환 관리에 어떠한 사료가 좋은지 궁금해한다. 기본적으로 신부전환자의 식단관리는 단백질조절 및 인섭취제한과 수분공급을 원칙으로 한다. 수명연장과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단백뇨가 있다면 1단계부터, 최소 2단계부터는 식단관리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요독증, 너무 적게 섭취하면 체중감소를 보일 수밖에 없다.

신장질환에 좋은 순서대로 사료 종류를 나열해보자면 ‘신장 습식(캔)사료→신장 건사료→시니어 습식(캔)사료→시니어 건사료→일반 습식(캔)사료→일반 건사료’ 순으로 볼 수 있다. 여러 논문에서 일반식이를 먹은 고양이보다 처방식이를 먹은 고양이의 평균 생존기간이 대략 2배 이상이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사료를 먹이다가 처방식을 먹여야 할 때 많은 보호자가 걱정하는 사료 전환에 따른 식욕부진을 어떻게 해소해줘야 하는지 알아보자.

일반식에서 처방식으로 전환해주는 과정에 있어서 처방식은 솔직히 맛이 없다. 가뜩이나 고양이는 평소에 사료가 바뀌면 밥도 잘 먹지 않는데 갑자기 맛없는 사료로 바꿔주면 당연히 먹지 않는다. 심할 땐 정말 죽을 때까지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반식이에서 처방식으로 전환을 하는데 환자가 거부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천천히 전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 밥 먹는 곳 바로 옆에 같은 그릇에 처방식 사료를 둬(1+1), 자발적인 관심을 끌게 해야한다. 만약 이 방법이 실패하였다면 일반식과 처방식을 한 그릇에 섞어준다. 4~8주에 걸쳐 처음에는 처방식을 적게, 원래 먹던 사료를 많이 주면서 점차 처방식의 비율을 올려줄 필요가 있다.

오늘은 간단하게나마 신장질환 관리를 위한 여러 보조제 및 처방식의 필요성, 사료 전환기의 요령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많은 환묘가 이를 통하여 더욱더 오래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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