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생긴 불안감…공포증 or 건강염려증?
‘코로나19’로 생긴 불안감…공포증 or 건강염려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2.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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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시기 갑자기 발생…일시적인 정상반응
6개월 이상 계속, 일상생활까지 지장…전문가 상담 필요
코로나19 유행 시기 생긴 불안과 공포감은 일시적인 정상반응이다. 여러 가지 정보에 동요하기보다는 질병관리본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에 의존하고 관련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는 시대.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를 조성하기도 한다. 건강과 관련된 것은 특히 그러한데 요즘은 단연 코로나19로 내가 공포증(포비아)에 빠지거나 건강염려증이 생겨버린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포비아는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국한돼 발생하는 공포감을 말한다. 건강염려증은 질병이나 장애정보에 집착해 모든 증상을 자신에게 대입, 사소한 신체변화나 증상만으로 몸에 병이 생겼다고 믿는 심리적 장애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공포증 및 건강염려증을 진단하는 기준은 마련돼있지만 현 코로나19 확산시점에 맞춰 갑자기 생긴 것이라면 일시적인 정상반응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애 교수는 “통상 공포증이나 건강염려증은 발생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돼야하고 다른 진단이나 환경적 상황을 배제해야 진단이 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누구나 충분히 위험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연스런 감정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불안의 정도가 너무 지나치게 심하거나 감염위험이 감소된 이후에도 불안감과 공포감이 지속된다면 좀 더 정밀한 정신건강의학적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진 교수는 “건강염려증 역시 상담 등을 통해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심리적 성향을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 우울감이나 불안증세가 동반된 경우 건강염려증이 악화될 수 있어 약물치료를 함께 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만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출처=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유행상황에서 발생한 불안·공포감은 스스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먼저 출처 및 근거없는 정보(소문)에 현혹되기보다는 공공기관 또는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 또 내 자리(역할)에서 감염방지 및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한 국민행동수칙, 자가격리자 생활수칙, 자가격리자 동거인 생활수칙 등 자신의 상황에 맞는 코로나19 감염 대비 수칙을 확인해 충실히 이행한다.

출처=질병관리본부

윤지애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사회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겪고 있는 두려움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 헤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질병관리본부

TIP. 공포증 및 건강염려증 진단방법

1. 공포증(참고=서울대병원 의학정보)

지나친 공포반응이 특정 상황이나 대상에 국한돼있는지 확인 후 이로 인해 개인의 기능에 뚜렷한 손상을 입었는지, 그것이 심한 고통의 원인이 되는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동물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하더라도 동물이 없는 장소에서 아무런 활동의 제한이나 고통이 없다면 공포증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 등 다수의 검사를 시행해볼 순 있지만 공포증을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은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면밀한 병력청취를 통해 개인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 건강염려증(참고=서울아산병원 의학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건강에 대한 환자의 잘못된 믿음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것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지, 질병불안장애(건강염려증) DSM-5 진단기준에 부합하는지 등을 고려해 진단한다.

DSM-5 진단기준

A. 심각한 질병에 걸려 있거나 걸리는 것에 대해 몰두합니다.

B. 신체증상들이 나타나지 않거나, 신체증상이 있더라도 단지 경도 정도입니다. 다른 의학적 상태가 나타나거나 의학적 상태가 악화될 고위험(예 : 가족력 있는 경우)이 있을 경우 병에 대한 몰두가 지나치거나 부적절합니다.

C. 건강에 대한 높은 수준의 불안이 있으며 건강상태에 대해 쉽게 경각심을 가집니다.

D. 반복적으로 질병의 신체징후를 확인하는 등 지나치게 건강 관련 행동을 보이거나 병원 진료를 회피하는 등 치료 순응도가 떨어지는 회피행동을 보입니다.

E. 질병에 대한 몰두는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지만 그 기간 동안 두려움을 느끼는 구체적인 질병은 바뀔 수 있습니다.

F. 질병에 대한 몰두가 다른 정신질환, 즉 신체증상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등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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