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침범한 하얀 불청객…‘백내장’ 아닐 수도 있다?
눈에 침범한 하얀 불청객…‘백내장’ 아닐 수도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0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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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듯 ‘백내장 vs 익상편’ 바로 알기
백내장과 익상편(군날개)은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과질환이다. 하지만 익상편은 백내장에 비해 생소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 관련 정보를 자세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백내장과 익상편(군날개)은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과질환이다. 하지만 익상편은 백내장에 비해 생소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 관련 정보를 자세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야가 안개 낀 것처럼 뿌옇거나 눈에 하얀 것이 올라오면 가장 먼저 ‘백내장’을 의심하게 된다. 그만큼 백내장은 우리에게 익숙한 안과질환이다. 하지만 백내장과 혼동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안과질환이 있다. 바로 군날개로도 불리는 ‘익상편’이다.

■백내장 vs 익상편

백내장은 잘 알려졌다시피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과질환이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카메라렌즈처럼 외부의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상을 맺히게 하는데 나이 들수록 이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지고 혼탁해진다.

요즘은 자외선, 근거리작업 등의 영향으로 발병연령이 빨라져 40대에 백내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타 외상이나 유전적인 요인,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도 백내장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반면 익상편(翼狀片)은 날개 모양의 조각이 눈 표면에 생기는 질환이다. 결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섬유혈관성 조직이 날개모양으로 각막을 침범, 안구 표면에 하얀 막이 생기게 된다.

익상편 역시 노화로 인한 결막의 퇴행성변화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자외선의 영향도 커 야외활동이 많은 젊은층에서도 발병위험이 높다. 흡연도 영향을 미친다.

■특징적인 증상은?

가장 혼동되는 것은 증상이다. 두 질환 모두 평소 없었던 하얀 무언가가 눈에 생겼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내장은 투명했던 수정체의 단백질이 변성돼 백색 또는 황색, 심한 경우 갈색 등의 혼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시야가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

반면 익상편은 눈동자에 하얀 막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일단 이렇게 되면 시야가 찌그러지거나 퍼져 보이고 심하면 아예 시야가 가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또 백내장보다 침침한 증상도 더 뚜렷하게 나타나며 눈도 자주 충혈된다고 알려졌다.

■수술 꼭 해야할까?

백내장은 흔히 수술하면 낫는 병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백내장이라고 모두 수술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황형빈 교수는 “백내장은 시력저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후 수술여부를 결정한다”며 “특히 외상으로 인한 백내장은 시력저하증상이 나타나는 노인성백내장과 비슷하지만 수술방법이 매우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빈도가 높아 망막 전문의 등과 협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좌측) 및 백내장 수술 후 모습(우측).(사진=인천성모병원).
백내장(좌측) 및 백내장 수술 후 모습(우측) 사진=인천성모병원.

백내장 수술은 일반적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나안시력(5미터 거리에서 맨눈으로 시력 검사표를 봤을 때 측정되는 시력)을 최대한 호전시키기 위해 난시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거나 노안 개선을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

▲부정난시가 있거나 각막 혼탁이 있는 경우 난시 인공수정체삽입술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고 ▲중증의 안구 건조증과 녹내장 및 망막질환이 심할 경우 ▲또는 모든 것이 적합하더라도 일반적인 사무직이 아닌 야간운전을 많이 하거나 근거리 정밀작업을 해야 하는 직업군의 경우 다초점 인공수정체삽입술 시행 후 빛 번짐으로 인한 불편감이 심할 수 있다.

황형빈 교수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방법이나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려면 각막지형도검사, 굴절검사, 안저검사 등은 물론, 수술 전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의 전신질환, 나이, 생활패턴과 직업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익상편이 발생한 눈(좌측)과 익상편 절제 및 자가결막이식술 후 모습(우측) 사진=인천성모병원.

익상편 역시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다면 염증조절제로 진행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미용목적이 아닌 시력에 영향을 줄 정도로 익상편이 아주 심한 경우에만 시행한다. 익상편은 아무리 꼼꼼히 수술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은 편이라고 보고됐기 때문이다(첫 수술의 경우 약 10% 정도).

수술은 익상편을 제거하고 자가결막을 채취해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채취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 양막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수술 후 약 2개월간 경과관찰을 하면서 이식한 결막편 또는 양막이 올바르게 생착됐는지 확인한다.

황형빈 교수는 “백내장과 익상편은 수술로 완쾌될 수 있지만 환자마다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신중하게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불편감과 합병증위험 없이 시력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은 두 질환 모두 영향을 미쳐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금연, 자외선 노출 최소화 등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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