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임신에 관한 모든 것, 발정부터 분만까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임신에 관한 모든 것, 발정부터 분만까지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0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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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추운 겨울이 점차 끝나가고 따뜻한 봄이 오기 시작하면서 골목길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고양이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하고 있다. 4월이 지나 꽃이 피기 시작하고 완전한 봄이 오면 곧 엄마 고양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의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오늘은 다가올 봄을 맞이해 고양이 임신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고양이의 임신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먼저 임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컷 고양이와 암컷 고양이의 충분한 성 성숙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컷 고양이는 6개월의 ‘캣초딩’ 시절, 즉 사춘기를 지나고 1살 정도가 되면 성 성숙이 완료되어 짝짓기가 가능해진다. 수컷 고양이는 발정기에 암컷을 찾아 배회하며 다른 수컷을 적대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중에서 가장 보호자를 괴롭힐 수 있는 일은 일명 ‘스프레이 행위’이다.

‘스프레이 행위’란 영역 표시를 위해 자신의 영역 주변에 오줌을 뿌리는 행위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모두 알다시피 고양이의 오줌냄새는 지독할 뿐만 아니라 냄새가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또한, 고양이가 발정욕구를 풀기 위해 암컷을 찾아 방충망을 찢고 가출하는 경우도 많아서 특히 보호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암컷 고양이의 첫 발정은 환경과 개체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대게 5~9개월 사이에 시작된다. 일조량이 많아지게 되면 성숙이 빨라지게 되고 주위에 성숙한 수컷이 있는 경우에도 발정이 빨리 올 수 있다. 반대로 지내는 공간이 어둡거나 또래보다 몸집이 작다면 성 성숙이 느려지게 된다.

암컷 고양이의 발정행동은 매우 다양하고 수컷에 비해 발정행동이 확연하게 관찰된다. 여기저기 몸과 얼굴을 문지르고 몸을 웅크려 떨며 교미 자세를 취하는 등 울음소리가 커지고 앙칼진 소리(콜링, calling)가 나며 바닥을 긁거나 몸을 뒹구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흔히 발정기 암컷 고양이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꼬리 바로 위의 엉덩이를 쳐주는 보호자가 많다. 이는 암컷 고양이에게 더 큰 자극을 주게 되며 교배 자극으로 인식되어 배란이 일어나 상상임신이나 자궁축농증의 가능성이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교미 자극으로 배란이 되는 동물이기 때문에 개와 달리 배란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짝짓기를 통해서만 배란이 일어난다. 이 시기에 짝짓기가 이루어지지 못해 배란되지 못하면 발정이 계속돼 10~14일마다 반복된다. 교배 후 1~2일이 지나면 난소에서 배란이 일어나고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되어 수정란이 만들어진다. 수정란은 2주 정도를 거쳐 자궁각에 착상하게 되어 임신이 이루어진다.

고양이의 임신은 평균 66일 정도이다. 임신 초반에는 착상이 잘되도록 주위 환경과 사료, 모래 등을 관리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한다. 임신 30일째는 가까운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의 심장 박동과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임신 40일째는 x-ray검사를 통해 정확한 태아 수를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는 난산이 흔하지 않아 제왕절개가 많지 않다. 하지만 만약 단두종 고양이라면 자연분만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어 수의사와 출산 계획에 대해 상담해보는 걸 권장한다.

고양이는 보통 2~7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분만은 주로 밤에 이루어져 보호자가 잠든 밤에 홀로 새끼를 출산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출산 과정에서 진통 시작 후 1시간이 지나도 새끼가 나오지 않는다거나 출혈이나 응급상황 발생이 목격된다면 곧바로 동물병원에 내원해야한다.

사실 고양이에게 발정기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유발되는 기간이다. 또 고양이는 폐경이 존재하지 않아 평생 발정이 지속될 수 있으며 임신 또한 가능하다. 이는 중성화수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고양이가 평생 발정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상상임신이 반복되면 유선이 커지고, 유선염, 유선종양과 자궁축농증의 발병 위험도가 상당히 높아진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출산에는 엄마 고양이의 많은 희생과 육아의 과정들이 따른다. 소중한 우리 아이에게 출산 계획이 없다면 가족과도 같은 우리 아이가 더 건강하고 보호자와 오래 함께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중성화수술을 해주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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