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코로나19 예방하려면 함부로 ‘손’ 놀리지 마라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코로나19 예방하려면 함부로 ‘손’ 놀리지 마라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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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우리 몸에서 특히 더러운 곳이 있다. 더럽다는 표현은 노폐물, 이물질,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대변이 머물러 있는 대장이 가장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손’ 또한 의외로 지저분하고 더러운 부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질병의 60% 정도가 손을 통해서 옮겨진다고 한다. 이 중 많은 경우가 감염성질환에 해당한다. 손은 물건을 잡거나 만지면서 많은 곳을 접촉하기 때문에 다양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일시적으로 머무르면서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된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손을 통해서 쉽게 전염된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은 가장 흔하게 대장균에 오염된 손을 통해서 전해진다.

세균에 오염된 지폐나 동전, 헬스장의 각종 기구 버스나 지하철의 손잡이, 청소년들이 많이 다니는 PC방의 자판기, 공공시설의 문고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버튼, 택시의 손잡이 등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오염되고 이것을 손으로 만지는 일이 빈번하다. 혼자서만 사용하는 핸드폰에도 엄청난 세균들이 오염돼 있는 것을 보면 공공시설물은 말할 것도 없다.

다행스럽게도 손 자체는 감염되지 않는다. 우선 피부는 방어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성인의 피부두께는 1.2mm 정도 되는데 손바닥 피부의 두께는 6mm 정도로 5배나 두껍다. 정상적인 손바닥 피부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손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머물러 있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점막은 보다 얇고 모세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흡수가 용이하다. 만일 오염된 손으로 점막이 많이 노출된 얼굴을 만지면 쉽게 감염된다. 이때 문제되는 곳은 구강(입), 비강(코), 눈의 결막이다.

이를 막으려면 우선 손을 자주 씻어야한다. 동시에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습관도 줄여야한다. 사람은 습관적으로 얼굴을 만지면서도 이를 대부분 자각하지 못한다. 2015년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시간당 평균 23번이나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고 한다. 이 정도면 수면시간인 8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368회나 된다.

입술이나 입가에 묻은 것을 닦기, 머리카락 정돈하기, 손톱 깨물기 등 매우 흔한 이유로 얼굴을 만진다. 심지어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답답함이 있을 때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비비기도 한다. 만일 얼굴에 여드름이나 염증이 있는 경우, 피부 알레르기나 비염, 결막염이 있으면 더 자주 얼굴을 만질 것이다.

손으로 아예 얼굴을 안 만지는 것은 무척 어려울 것이다. 필자도 무의식중에 습관적으로 손이 얼굴로 올라간다. 아차! 싶지만 이미 만지고 난 후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집에서 편하게 쉬고 있는 중이라면 방법이 있다. 바로 허리에 고무밴드를 묶어서 손목에 연결해놓는 것이다.

이때 고무밴드의 길이는 허리춤에서 목까지 정도의 길이로 한다. 만일 목 위로 손을 움직이면 쉽게 느껴지는 탄력 때문에라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도 막아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만져야한다면 좀 더 힘을 가해서 늘리면 된다.

손을 묶어서라도 코로나19의 감염을 예방하자는 말이 과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손을 자주 씻지 못하는 상황에 있거나 지나치게 얼굴을 만지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활용하면 유용할 것 같다.

우리는 이제 손을 묶어 놓고 살아도 이상하지 않은 감염병 시대에 살고 있다.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함부로 손을 놀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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