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무익 담배, 청소년기부터 접촉 막는 것이 최선”
“백해무익 담배, 청소년기부터 접촉 막는 것이 최선”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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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유진 대한금연학회 회장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흡연은 성인에게도 좋지 않지만 청소년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며 “청소년시기에 담배에 중독되면 끊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흡연은 성인에게도 좋지 않지만 청소년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며 “청소년시기에 담배에 중독되면 끊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만15세 이상 남성 중 매일 흡연하는 사람의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5세 이상 남성흡연율은 31.6%로 40.1%를 기록한 터키 다음으로 높았다.

세계질병관리본부(WHO)는 2020년 세계 금연의 날 주제를 ‘청소년을 보호하자’로 정했다. 이에 대한민국의 금연문화를 이끌고 있는 백유진 대한금연학회 회장(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을 만났다.

- 담뱃값 인상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흡연하고 있다. 흡연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담배를 끊는 것 자체가 신체·정신적으로 괴로운 일이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 때문이다. 니코틴은 중독성물질로 뇌를 자극해 끊임없이 담배를 피우게 한다. 간혹 ‘금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피우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대단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는 것처럼 금연 역시 건강유지를 위한 필수적 선택이라고 생각해야한다.

- 과거에는 연초 하나만 있었지만 가열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이것도 금연을 방해하는 이유 같은데.

당연하다. 담배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담배회사의 각종 마케팅이 금연의지를 깎아내리고 있다. 하지만 연초나 가열담배, 액상형전자담배의 중독성은 모두 똑같다. 담배종류에 따라 니코틴함량은 다르지만 인체에 흡수되는 니코틴총량은 비슷하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것은 마찬가지다.

또 일부에서는 단순하게 연초에 비해 가열담배나 액상형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의견을 제시하는데 말이 안 된다. 제품에 따라 사용방법, 제조방식, 유해성분 등은 다소 다르지만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모두 똑같다. 그냥 당장 끊는 것이 최선이다.

- 금단증상 때문에 금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금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끊을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다.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금연성공률이 높다. 하지만 본인 의지만으로 끊기는 매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땐 국가에서 운영하는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금연프로그램이 가장 잘된 나라가 우리나라다. 금연캠프가 대표적인데 병·의원금연치료에 2번 이상 실패했거나 흡연율이 높은 저소득층, 취약계층, 흡연으로 인한 질환이 있는데도 금연실패자를 대상으로 우선 선별한다.

캠페인은 4박5일 동안 운영된다. 금연치료약물은 기본적으로 처방되며 심리상담 전문가들의 집단상담 및 개인에게 집중된 심화상담, 요가나 명상, 헬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금연을 돕는다. 또 퇴소 후에도 6개월~1년까지 추적 관리해 금연지속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캠프이수자의 금연성공률은 60~7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 금연을 돕는 약물로는 무엇이 있나.

약물로는 보조제와 치료제의 두 종류가 있다. 보조제는 니코틴대체제로 패치나 껌 등이 있다. 대체제는 체내 니코틴함량을 유지해 일시적으로 금단증상을 완화시키고 흡연충동을 가라앉히지만 니코틴함량이 낮아 금단증상을 100% 없앨 수는 없다. 따라서 니코틴의존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전문의약품인 금연치료제를 처방한다.

금연치료제로는 바레니클린이 많이 사용된다. 바레니클린은 뇌세포의 니코틴수용체와 결합해 담배가 주는 쾌락을 차단한다. 바레니클린은 임상적으로 니코틴보조제와 비교했을 때 인종이나 성별, 질환 유무와 상관없이 금연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 바레니클린을 복용해도 100% 금연에 성공한다고는 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금연의지다.

- 우울감, 자살시도 등 금연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다.

과거 바레니클린의 부작용으로 우울감, 자살시도가 보고되자 미국 FDA는 제약회사에 안전성 입증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8000명이 넘는 흡연자를 대상으로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니코틴보조제 ▲위약군을 구분해 임상을 진행한 결과 우울감이나 자살시도율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보조제와 약물을 같이 쓰는 경우도 있나.

두 가지 중 하나만으로도 금연에 쉽게 성공할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니코틴의존성이 심한 경우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또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심하다면 복용량을 줄이고 보조제를 사용한다. 단 이 과정은 의사의 책임과 판단 아래 결정된다.

-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계속 감소추세다. 원인은?

무엇보다 담배회사가 마케팅을 위해 신종담배를 출시하면서 금연의지를 깎아내리고 있다. 또 정부지원이 아쉽다.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지만 2년쯤 지나면서 무감각해졌다. 특히 금연치료예산이 많이 감소됐다. 정책적인 지원이 적극적일수록 금연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가 빨라지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 올해 금연학회의 목표는 무엇인가.

흡연은 성인에게도 좋지 않지만 청소년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 청소년시기에 담배에 중독되면 훨씬 끊기 어렵다. 미국의 전자담배규제도 청소년보호를 위해서다. 미국의 공중보건 제1명제는 ‘청소년보호’로 성인남성흡연율은 15%에 불과하다. 이에 금연학회는 올해 금연캠페인을 더욱 활성화해 보다 체계적인 금연치료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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