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손씻기만? 숙면도 ‘코로나19’ 막는 숨은 무기랍니다!
마스크, 손씻기만? 숙면도 ‘코로나19’ 막는 숨은 무기랍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1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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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시간 짧으면 면역세포기능↓, 바이러스 감염위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숙면 방해 질병 빨리 치료해야
건강을 위해서는 일정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 안에 얼마나 푹 자는지도 관건이다. 수면환경 점검은 물론, 치료가 필요할 만큼 코골이 등이 심한 건 아닌지 점검해보자(사진=클립아트코리아).

“드르렁 드르렁 푸~.”

우리는 옆 사람이 코를 골고 자면 ‘참 잘도 잔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 고는 사람은 사실 잘 못 자는 것이다. 코골이는 기도 내 기류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목젖, 혀, 입천장 등에 진동을 일으켜 발생하는 일종의 호흡잡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몇 초간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까지 있다면 건강에 더욱 문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에 얼마나 잘 자는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더군다나 숙면은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을 막는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잠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봤다.

■코골이·수면무호흡, 전신건강에도 영향

성인 10명 중 평균 3~4명이 코를 골 정도로 코골이는 매우 흔하다. 어쩌다가 한두 번 코를 골 때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잤는데도 몸이 피곤하고 낮에 졸음이 쏟아져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있다면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코를 고는 사람은 1/3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고 알려졌다. 낮에는 숨 쉬는 데 문제가 없지만 잠에만 들면 숨이 막혀 컥컥대는 것이다.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이나 숨을 얕게 쉬는 수면저호흡 증상이 한 시간 동안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낮에는 호흡중추를 자극해 호흡을 잘 조절하던 각성중추가 밤에는 활동을 멈추면서 안 그래도 호흡중추의 기능이 떨어지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 원인이 영향을 미치면 숨을 아예 멈추게 되는 것이다.

원인은 ▲비만으로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노화로 혀뿌리 근육이 노화돼 처지는 경우 ▲에스트로겐 감소로 근육의 탄력이 줄어든 경우 ▲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턱을 가진 경우 등으로 다양하다.

무엇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기억력과 사물인식능력을 떨어뜨리고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의 발생위험을 3~4배까지 높인다고 보고됐다. 이들 질병이 있다면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왼쪽부터) 비중격만곡증, 편도 비대, 늘어진 목젖의 소견을 보인 코골이환자들의 CT 영상(사진=인천성모병원).

■수면다원검사 후 알맞은 치료계획 세워야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병원에서 하룻밤 자면서 뇌파, 근전도, 호흡, 심전도, 안전도 등을 측정하는 검사로 시간당 무호흡 및 저호흡이 몇 회나 되는지 중증도는 어느 정도 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기면증 같은 다른 수면질환이나 부정맥과의 감별에도 도움이 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현 교수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한 가지 원인만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환자별로 맞춤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우에 따라 항우울제, 프로게스테론 같은 약물치료나 양압기 같은 구강 내 장치를 착용하고 심한 경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 부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혀를 뒤쪽으로 밀어뜨리는 것과 구강인두훈련(목젖을 울리면서 ‘아’ 소리를 내는 것)을 매일 했을 때 코골이가 36%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돼 이를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김동현 교수는 “아울러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 올바른 수면자세, 금주,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한다”고 조언했다.

마스크, 손씻기만큼이나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잠을 잘 자는 것이다. 숙면은 몸의 면역세포기능을 향상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잘 자면 건강에 좋은 이유 4가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같은 질병을 잘 치료해 숙면하면 건강에 어떤 이득이 있는 걸까.

▲면역력 향상=우선 지금 시기에 가장 중요한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면역기능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약해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면이 부족하면 선천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NK세포 수와 후천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D4+T 세포수가 감소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수면박탈군이 인플루엔자 A 및 A형간염 백신 접종 이후 면역반응이 현저히 감소됐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신원철 교수는 “특히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는 별다른 예방백신이나 치료법이 없어 스스로 감염을 예방하려면 기본적인 예방수칙 준수와 함께 숙면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 예방=숙면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50대 이후에 불면증이 발생하면 치매가 약 2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신원철 교수는 “뇌에는 글림파틱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잘 때 작동해 뇌가 활동하면서 생긴 뇌의 노폐물을 정맥으로 배출한다”며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불량 단백질도 이때 함께 뇌에서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2년 한 연구에서 뇌척수액 속에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측정결과,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계속 베타 아밀로이드의 농도가 높아지다가 자정이 되면서 점차 감소해 아침 9시경에 가장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 향상=잠을 잘 자면 기억력도 좋아진다. 다음 날이면 잊어버리기 쉬운 단기기억이 장기기억화되는 작업은 깊은 잠을 잘 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원철 교수는 “사람의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으로 나뉘는데 비렘수면 동안에는 육체적 피로 해소와 함께 깨어있을 때 학습한 기억이 정리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며 “또 렘수면 동안에는 단기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대뇌피질의 연결이 끊기고 오히려 대뇌피질 간에 연결이 활발해져 저장된 기억이 기존의 저장된 기억과 서로 연결되면서 더 오래 기억으로 저장된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에 도움=숙면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생체시계와 일주기리듬은 비만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즉 잘 시간에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시키느라 많은 장기가 늦게까지 깨어있어 수면을 준비하는 생체시계와 어긋나 인슐린 저항과 비만이 초래될 수 있다. 식사는 최소한 취침 5~6시간 전에 마쳐야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TIP. 대한수면학회가 권고하는 면역력 향상 위한 수면규칙

1. 최소한 7시간 이상 수면 취하기
2.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3. 음악이나 방송(유튜브 등)을 틀어놓고 잠들지 않기
4. 잠자리에 누워서까지 걱정하기 말기
5. 적절한 온도와 습도 유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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