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얼굴 생김새가 치료방향을 말해준다, 고양이 담관간염②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얼굴 생김새가 치료방향을 말해준다, 고양이 담관간염②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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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전 칼럼에서 고양이 담관간염은 ▲급성호중구성담관간염 ▲만성호중구성담관간염 ▲림프구성담관간염의 세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번 칼럼은 담관간염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담관간염의 진단은 결국 세 가지 얼굴 중에 어떤 형태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염증원인이 호중구인지 림프구인지 확인해야한다.

이를 위해 ▲담낭을 바늘로 찔러 담즙을 채취해(담낭천자) 담즙에 세균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세균인지 확인하고(담즙배양) ▲간조직을 일부 떼어(간생검) 염증여부를 확인하고 염증세포가 확인됐다면 호중구인지 림프구인지를 파악해야한다(조직검사).

담낭은 배안에 있어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초음파를 눈으로 해서 담낭을 찾고 담낭천자를 진행할 수 있다(초음파 유도 하 담낭천자). 또 간생검은 마찬가지로 초음파를 눈으로 해서 간을 찾고 좀 굵은 바늘로 간을 찔러 실지렁이보다 작은 조직을 채취할 수 있다(초음파 유도 하 간생검).

이런 초음파 유도 하에 이루어지는 검사는 수술 과정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검사 중 고양이가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보통 마취 하에 이뤄진다. 또 담즙이 샐 수도 있고 간출혈 위험 때문에 호흡마취 후 개복해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복해서 진행하는 담낭천자, 간생검은 마취시간도 길고 단기입원이 필요하고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더불어 간질환을 앓고 있는 고양이는 마취에 대한 위험성이 많기 때문에 고양이 상태가 좋지 않으면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검사를 미루는 것이 좋다.

고양이 담관간염을 확실히 진단하기 위해선 담낭천자와 담즙배양, 그리고 간생검과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고양이나 보호자 모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검사다. 그렇다면 이런 검사 전에 담관간염을 의심할 수 있는 부분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혈액검사에서 간수치가 증가했다면 담관간염을 의심할 수 있다. 간이 손상되거나 담즙이 배출되지 못해 정체되면 간수치는 상승한다. 고양이에서 간수치 상승은 우선적으로 간질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양이 지방간 역시 간수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간수치 상승만으로 이 두 가지 질환을 감별하기는 힘들다.

이럴 경우 복부초음파검사가 도움이 된다. 이전 칼럼에서 다뤘지만 초음파검사에서 간의 에코(밝기)가 배 안에 지방(낫인대) 보다 밝다면 충분히 지방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에 담관간염일 경우 담낭벽 혹은 담관벽이 두꺼워지거나 담관이 확장되거나 담낭 안에 찌꺼기(슬러지, sludge)가 관찰될 수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들어가 고양이 간질환과 복부초음파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담관간염을 앓는 고양이는 이차적으로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간과 담관간염 두 가지 모습이 복부초음파에서 모두 관찰될 수 있다. 또 담관간염을 앓는 고양이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췌장염과 염증성창자병, 이를 일컫는 고양이 세동이염을 감안한다면 복부초음파 검사는 간뿐만이 아니라 췌장과 장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검사법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그럼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지방간, 췌장염, 창자병 보다는 담관간염이 의심되는 경우, 담관간염의 세 가지 얼굴을 구분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초음파검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구분을 위해선 초반에 언급한 담낭천자, 담즙배양, 간생검 및 조직검사를 진행해야한다. 단,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열도 있고 혈액검사에서 염증수치와 간수치가 올라간다면 급성호중구성담관간염을 고려할 수 있다.

고양이 담관간염의 치료는 어떤 얼굴이 확인되느냐에 따라 갈린다.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호중구성담관간염의 경우 항생제가 치료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된다. 반면 면역매개질환의 형태로 발생하는 림프구성담관간염의 경우 면역억제제로 스테로이드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럼 담관간염의 가장 흔한 형태인 만성호중구성담관간염의 경우는 어떻게 치료할까?

만성호중구성담관간염은 급성호중구성담관간염과 림프구성담관간염의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기에 일반적인 치료는 우선 항생제를 사용해보고 개선이 없다면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순으로 진행한다. 스테로이드를 언제 시점부터 얼만큼 써야하는지는 고양이 상태, 치료경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주치의와 신중한 상담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2회에 걸쳐 고양이 담관간염에 대해 다루어 보았다. 세 가지 얼굴을 갖고 담관간염 이외 지방간, 췌장염, 염증성창자병도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에 종합적인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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