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비만을 막아라! 일명 뚱냥이 탈출 대작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비만을 막아라! 일명 뚱냥이 탈출 대작전
  • 이원국 기자·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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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고양이 확대범! 자칫 잘못 들으면 오해하기 쉽지만 보호자가 듣기에 썩 기분 나쁜 말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우리 고양이가 그만큼 건강하게 잘 자라줬다는 위안이 되기도 해서다. 뚱뚱하고 동글동글한 고양이는 이렇게 봐도 귀엽고 저렇게 봐도 귀엽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고양이도 다이어트를 피할 수 없다.

사람에게 비만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처럼 고양이에게도 비만은 무척 위험하다. 비만은 당뇨병, 관절염의 발생위험을 5배 이상으로 높이며 피부질환(그루밍이 어려워지면서 발생), 고혈압, 심장병, 소화기질환, 지방간, 비뇨기질환, 종양, 치과질환, 호흡기질환 등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비만이 되는 원인은 무엇이며 보호자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할까?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고양이의 비만은 사람의 비만과 거의 비슷하다. 즉 많이 먹고 덜 움직이면 살이 찐다는 말이다.

고양이는 ‘우다다(고양이가 집안을 갑자기 빠르게 뛰어다니는 행동)’가 일상인 캣초딩 시절을 지나 중성화를 하고 난 3~11세에 비만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 중성화 수술 후에 살이 찌는 이유는 기초대사량은 감소하는데 식욕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고양이도 사람처럼 체질이 있어 살이 잘 찌는 체질의 고양이가 있을 수 있다. 나이 들거나 부상 등으로 움직임이 감소하면 자연스레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살이 찌기 쉬워진다.

생활환경도 영향을 준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운동량이 많지 않아 길냥이에 비해 비만이 되기 쉽다. 또 협소하고 놀이 공간이 부족한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충분하게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 살이 찌기 쉽다. 캣타워나 충분한 장난감, 동거묘, 동거견이 있는 경우는 활동량이 많아진다. 따라서 고양이의 주변 놀이환경을 항상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직접 사냥해 먹이를 구하는 야생 고양이와 달리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보호자가 제공하는 식사에 100% 의존한다. 따라서 부적절한 식이가 비만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건사료를 많이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고양이의 비만예방을 위해서는 나이와 건강에 맞는 사료의 정량급여가 매우 중요하며 양을 조절하지 못하는 자율급식보다는 제한급식이 체중조절에 더 도움이 된다.

이미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양질의 단백질과 식이섬유의 비율이 우수하고 탄수화물의 양이 적절한 사료로 바꾸는 것이 좋다. 요즘은 상품화돼 나와 있는 제품들도 많다. 체중을 급하게 무리해서 감량하면 고양이도 요요가 올 수 있으니 수의사와 상담 후 목표 체중을 설정해 서서히 체중을 감량해야한다.

공복감을 많이 느끼는 고양이라면 주식용 습식캔의 비율을 높이고 건사료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2~3일만 굶어도 지방간이 올 수 있으며 이는 생명에 매우 치명적이다. 급격하게 사료를 줄이거나 무리하게 사료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천천히 바꿔주는 것이 좋다.

평소 간식을 많이 먹던 고양이는 간식을 반드시 줄여야 하며, 간식의 비율은 전체 주식(사료+캔 포함)의 1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간식을 급여할 때도 먹이퍼즐을 활용하거나 사냥놀이와 연결해 운동량을 늘리는 등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방법이 좋다.

하루에 15분씩 최소 2회의 놀이 활동은 칼로리의 소모와 무기력해질 수 있는 실내생활에 훌륭한 운동이 된다. 샴, 벵갈, 아비시니안처럼 호기심과 운동성이 활발한 고양이는 캣휠 등을 활용한 운동도 칼로리 소모에 큰 도움을 준다.

다이어트는 고양이에게도 힘든 싸움이지만 보호자의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간식 앞에서 애처롭게 바라보는 눈빛을 무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오래오래 우리 고양이와 함께하기 위해 보호자는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고양이의 건강은 순전히 보호자에게 달려 있다. 보호자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고양이의 삶의 질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꼭 인지하고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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