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만 해도 걱정…2주 이상이나 됐다면 ‘결핵검사’를!
기침만 해도 걱정…2주 이상이나 됐다면 ‘결핵검사’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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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2주 이상 오래 가는 기침과 체중저하, 야간 식은땀, 무기력감, 객혈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라는 신종 호흡기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기침만 해도 걱정인 요즘이다. 하지만 이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를 괴롭혀온 호흡기감염병이 있다. 바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균이 전파되는 ‘결핵’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 신규환자는 2만3821명으로 전년 대비(2만6433명) 2612명(9.9%) 감소했다. 하지만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65세 이상 환자는 47.1%로 전년(45.5%)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예방의 날(3월 24일)’을 맞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결핵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잠복결핵도 면역력 떨어지면 언제든 발병

결핵균은 전 세계 인구의 1/3이 감염됐다고 추산될 만큼 흔한 균이다. 그런데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실제로 결핵은 감염자의 10%에서만 평생 한 번 정도 발병하고 90%는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는 잠복결핵 상태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결핵은 면역기능과 연관이 깊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결핵 상태라도 언제든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잠복결핵 상태에서 꾸준한 약물치료(3개월~9개월가량 매일 1회 약 복용)를 통해 결핵 발병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잠복결핵이 결핵으로 발병하기 전 치료하면 60~9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노인은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으로 면역기능이 약화되고 영양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아 결핵 발병위험이 높다. 이밖에 어린 아이, 암환자, 저체중자 등도 면역력이 약해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기침으로 쉽게 전파, 2주 이상 기침 예의주시해야

결핵이 발병해도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지 않는다. 결핵균은 워낙 다른 균에 비해 증식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먼저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하면 면역세포와 결핵균의 염증반응에 의해 폐에 고름이 생기며 이 상태에 이르면 결핵균이 활발하게 증식해 본격적으로 기침을 하게 된다. 이때 기관지 내부에 있던 결핵균이 대량으로 공기 중에 방출된다. 즉 결핵균도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파될 수 있는 것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결핵에 감염되면 기침 외에도 체중감소, 가래, 무기력감, 객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특히 평소처럼 식사를 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감기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결핵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결핵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흉부 엑스선 검사를 받아야하며 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객담결핵균검사를 받게 된다.

■폐 외 다른 장기까지 침범 가능

결핵은 폐 외 다른 장기에도 발병할 수 있다. 흔히 폐에 생기는 결핵을 폐결핵, 그 외 다른 부위에 생기는 결핵을 폐외결핵이라고 한다.

폐외결핵 중 가장 흔한 것은 결핵성 늑막염이다. 결핵균이 늑막을 공격해 염증이 발생하고 흉수가 고여 흉통과 마른기침을 유발한다.

결핵성 림프절염은 림프절에 결핵균이 침투해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결핵균은 대장에도 침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대장에 궤양이 생기고 심각한 설사증상으로 급격한 체중감소를 가져온다.

결핵균은 약에 내성이 잘 생기고 균이 매우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6개월간 약물치료과정을 완주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간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결핵약 복용 시에는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의 복용을 삼가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결핵균은 약에 내성이 잘 생기고 균이 매우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6개월간의 약물치료를 완주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 특히 간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결핵약 복용 시에는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의 복용을 삼가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6개월간 약물치료…90% 이상 완치

결핵 역시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진단과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결핵은 약물로 치료한다. 약에 내성만 없다면 2주 이상 결핵약 복용 시 전염성은 대부분 상실되며 6개월간 꾸준히 복용하면 90% 이상 완치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결핵약 복용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감수해야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간 기능저하다. 복통, 식욕부진은 물론 심한 경우 황달이 나타날 수 있고 소화불량과 피부발진, 팔다리통증과 관절통도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 시력손상도 나타나 시야의 중앙이나 주변부가 보이지 않거나 색상 구분이 어려워질 수 있다. 혈소판 감소증으로 멍이 생길 수도 있다.

김주상 교수는 “이러한 부작용은 초기에 대개 많이 나타나지만 주치의와 상의해 다시 약을 조절하면서 먹으면 대부분 증상이 조절 가능한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결핵보다 치료 어려운 ‘다제내성결핵’

하지만 약을 꾸준히 복용해도 내성으로 아예 치료제가 잘 안 듣는 경우가 있다. 이를 ‘다제내성결핵’이라고 한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다제내성결핵환자는 68명으로 전년 대비 17명(33.3%) 증가했다.

다제내성결핵은 특히 결핵치료에 중요한 약인 아이나와 리팜핀 두 약제에 내성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다른 2차 약제를 고려하는데 이렇게 해도 치료성공률이 50%에 불과하다고 알려졌다. 만일 여기에도 내성을 보이는 광범위내성결핵으로 진행하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김주상 교수는 “다제내성결핵환자는 항암치료처럼 약을 독하게 먹고 오래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역력 관리 중요, 의심증상 가볍게 넘기면 x

결핵균 역시 평소 면역력 관리가 중요하다. 또 기침이 2주 이상으로 오래 갈 정도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한다.

김주상 교수는 “실내 환기를 자주하고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영양섭취 ▲철저한 개인위생 ▲기침 예절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을 지킨다면 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BCG접종)을 통해 결핵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결핵 예방접종을 받으면 결핵균에 대한 면역세포가 만들어져 결핵균이 들어와도 제거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결핵 예방접종은 영유아와 소아에게 특히 치명적인 결핵성 뇌수막염 등에서 예방효과가 입증돼 국내에서는 생후 1개월 이내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결핵 예방접종의 효과는 나이 들수록 감소해 면역력 관리, 기침증상 대처 등 스스로 건강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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