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강아지가 뇌졸중이라니요? ①뇌경색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강아지가 뇌졸중이라니요? ①뇌경색
  • 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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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의학의 발달과 고영양식이 넘치는 시대에서 인류와 반려동물의 수명은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늘어갈 것이다. 하지만 수명증가 및 생활습관과 관련하여 고혈압, 뇌졸중(뇌경색), 심장병, 호흡기 질환, 당뇨, 종양, 비만, 호르몬질환 등과 같은 질병들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질병 중에서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뇌졸중이라는 질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뇌졸중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만큼 이 질병은 우리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적지 않게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반려동물의 뇌졸중 역시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뇌졸중은 무엇인가?

뇌졸중은 뇌혈관의 문제가 발생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뇌신경세포가 사멸하는 질병을 말한다. 뇌졸중은 크게 허혈성뇌졸중과 출혈성뇌졸중으로 구분할 수 있다. 허혈성뇌졸중은 혈액이 굳어서 생긴 혈전이나, 지방 덩어리나 공기, 염증성 찌꺼기, 작은 종양 덩어리들의 색전이 혈관을 막아서 생기며 혈관이 두꺼워지고 내부가 좁아지는 동맥경화는 이러한 혈색전에 더욱 취약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출혈성뇌졸중은 허혈성뇌졸중의 요인과 유사하나 고혈압, 혈관벽을 약화시키는 종양, 염증, 응고계 이상 등이 추가적인 원인이 돼 혈액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오면서 뇌세포로의 혈액 공급을 감소시키고 뇌압을 상승시키는 질병을 말한다. 뇌졸중 중에서도 오늘 다룰 내용은 특히 허혈성뇌졸중(뇌경색)과 관련된 내용이다.

■허혈성뇌졸중(뇌경색)의 증상

일반적으로 갑작스러운 신경증상이 발생한다. 환자의 신경증상은 뇌손상의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각 손상 부위별 특징을 알아두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뇌의 이상은 보통 뇌졸중이 있는 뇌 부위와 반대쪽의 신체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오른쪽 뇌에 문제가 있다면 왼쪽 다리를 잘 못 쓰는 증상 같은 것들이다.

소뇌에 문제가 있다면 신체에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다리 움직임이 있을 수 있고 균형을 잘 못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가지 못하는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안구진탕과 사시, 전신 강직, 머리 기울임과 한쪽으로 계속 도는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뇌줄기의 문제시 소뇌와 유사한 전정기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뇌줄기의 문제시에도 소뇌와 유사한 전정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24시간 이내에 관련 증상이 소실 된다면 일시적인 허혈성 손상으로 보지만, 24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반영구적인 손상이 남을 것으로 판단한다.

■허혈성뇌졸중의 원인

허혈성뇌졸중은 각종 혈전과 색전, 동맥경화 등과 관련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혈전과 색전,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는 질병에는 무엇이 있을까? 수많은 만성질환들이 해당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고지혈증, 신부전, 당뇨, 부신피질 기능 항진증, 종양의 전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급성췌장염, 외상, 감염성질병, 면역매개성질병 역시도 급성혈색전을 유발할 수 있다. 뇌졸중은 결코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한두 개의 실마리마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신경증상시 하게 되는 검사

수의사가 환자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일반 생활습관에서부터 특별한 이벤트, 먹는 사료와 간식까지 모든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 속에 질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힌트들이 숨어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저질환이 관련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문진 정보를 토대로 청진, 체온, 혈압,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검사, 고지혈증을 포함한 혈청화학검사, 요검사, 호르몬검사, 혈전검사, 방사선, 심장 및 복부초음파검사, 심전도검사, MRI검사, 뇌척수액검사 중에서 우선순위 검사들을 추려내게 된다. 그중에서도 허혈성뇌졸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MRI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MRI 검사 중에서도 일반 MRI 기법 이외에 DWI, ADC 등의 특수기법을 이용하는 방식이 현재까지 동물의 뇌졸중 진단에 가장 중요하고 유용하다.

소뇌경색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MRI 사진
소뇌경색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MRI 사진

일반 MRI에서는 염증과 뇌졸중을 감별하기 어렵지만, DWI, ADC에서는 물의 확산 제한 정도를 평가 함으로써 허혈성뇌졸중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허혈성뇌졸중의 치료 및 관리

먼저 기본적인 산소공급과 혈액순환, 전해질, 혈압, 체온을 정상화해야하며 신경보호제 및 항산화제 투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 발생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혈전을 치료하기 위한 혈전 용해제가 추천될 수 있다. 하지만 혈전용해제는 출혈을 과도하게 높일 수 있어, 혈전억제제로 대체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비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하기 전인 최대 6시간 이내에 치료가 된다면 환자의 신경 기능이 치료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과도하게 혈압이 높은 경우는 혈압약을 사용하여 조절하나 과도하게 높지 않다면 반드시 조절하진 않는다. 뇌압 증가로 뇌로 혈류가 공급되기 어려워질 경우 발생 72시간까지는 체내에는 혈압을 높여 뇌로 가는 혈류를 늘리려는 방어기작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혈압을 낮춘다면 오히려 뇌로 혈액이 더욱더 가지 않게 되어 뇌손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급한 불을 끈 다음에는 인내심과의 싸움이다. 꾸준한 재활치료는 회복속도를 증가시키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고 때로는 회복 확률이 낮은 환자에서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제대로 설 수 없어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환자의 경우 구토로 인한 오연성 폐렴 가능성도 있어 음식을 먹은 다음에는 충분히 소화가 된 다음에 누울 수 있도록 관리해야한다. 또한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땅바닥에 닿는 부위에 욕창이 생길 수 있어 자세를 지속해서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바꿔 주어야 한다.

치료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허혈성 뇌졸중의 확진이다. 그래야만 명확한 치료 방향을 토대로 우왕좌왕하지 않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허혈성 뇌졸중을 확진하느냐’이다. 뇌세포는 혈액공급을 못 받는 시간만큼 빠르게 죽어 나간다. 그만큼 시간이 생명이다. 동물에서는 발견 자체가 늦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대부분 골든 타임을 놓친 채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생명 자체에 지장은 없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평소와 다르게 다리를 잘 움직이지 못하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머리를 기울이고 있는 등의 이상 증세가 있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수의사를 만나야만 한다.

질병에 대한 치료법은 최근 들어 매우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내 아이에게 더해줄 것은 없는지, 최근 가이드라인이 바뀌어서 변경해야 할 치료는 없는지, 끊임없이 수의사와 의논해야 한다. 수의사는 신이 아니다. 보호자의 의견에서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호자가 내 아이 질병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추는 일이 된다. 그러므로 관리가 어려운 질병일수록 보호자는 더욱더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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