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저근막염? 아니, ‘지간신경종’입니다!
족저근막염? 아니, ‘지간신경종’입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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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여성 박 씨는 날이 풀리면서 평소 아끼는 플랫슈즈를 신고 출근했다. 코로나19로 무거워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지만 걸을 때마다 앞발바닥이 찌릿하고 저려 걷다가 주춤하는 날이 많아졌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싶어 찾은 병원에서 이름도 생소한 ‘지간신경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족저근막염이나 무지외반증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봤어도 지간신경종이라는 병명은 생소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지간신경종 역시 많이 발생하는 족부질환 중 하나다.

■지간신경종은 종양이다?

지간신경종은 중족골(발가락뼈)과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지간신경이 압박을 받아 두꺼워지면서 종양처럼 커지는 질환이다. 지간신경종은 특히 40~50대 여성에서 흔하며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 무지외반증 같은 족부질환이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안지용 교수는 “지간신경이 점점 붓고 딱딱해지면서 종양형태를 띨 뿐 진짜 종양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지간신경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한 지간신경염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족저근막염과 뭐가 다를까?

지간신경종은 족저근막염처럼 발바닥이 아프지만 통증부위가 다르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학준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발뒤꿈치에 통증이 발생한다”며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간신경종은 발앞꿈치, 특히 둘째와 셋째 또는 셋째와 넷째발가락 사이가 화끈거리고 저리다. 이 부위가 다른 곳에 비해 좁아 지간신경종이 잘 생기기 때문. 또 족저근막염은 통증발생 후 몇 발자국 걸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데 지간신경종은 걸을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신발을 벗어야 비로소 사라진다.  

지간신경종은 둘째~셋째, 셋째~넷째발가락에 잘 생기며 이 부위가 화끈거리고 저린 것이 특징이다.
지간신경종은 둘째~셋째, 셋째~넷째발가락에 잘 생기며 이 부위가 화끈거리고 저린 것이 특징이다.

■무지외반증과 함께 온다?

엄지발가락이 돌출돼 휘는 무지외반증은 통증 때문에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기 어렵다. 따라서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서 발가락에 가는 신경을 압박해 지간신경종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안지용 교수는 “무지외반증환자는 물론 평소 발바닥 앞·뒤꿈치에 굳은살이 있으면 지간신경종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에 족부전문의에게 미리 진료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간신경종은 대부분 수술하지 않는다. 볼이 넓은 신발이나 중족골패드(발가락 사이를 벌려 신경압박을 풀어줌)를 착용하고 종괴크기에 따라 체외충격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을 시행한다. 수술은 지간신경 염증부위를 절제하는 것인데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에만 고려한다.

■한 번 걸리면 플랫슈즈 못 신는다?

지간신경종은 체중이 몰리면서 앞꿈치가 좁아질 때 통증이 심해진다. 하이힐은 앞꿈치에 체중을 많이 싣고 플랫슈즈는 앞볼이 좁아 발가락이 한껏 눌린다. 따라서 지간신경종이 나타나면 신발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하이힐이나 플랫슈즈를 신어야할 때는 잠깐 신은 후 얼른 운동화나 볼이 넓은 신발로 갈아 신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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