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약물복용탓 미각세포 감소
덜 자극적으로 먹는 습관 들여야
덜 자극적으로 먹는 습관 들여야
부모님의 입맛이 갑자기 변하면 덜컥 걱정부터 든다. 그런데 이는 부모님이 제대로 나이 드신다는 증거다. 나이 들면 누구나 혀의 미각세포가 줄면서 미각기능이 떨어져 짠맛은 물론 단맛, 쓴맛, 신맛에도 둔감해진다.
실제로 60~80대 노인은 17~28세의 젊은층과 비교해 역치(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자극세기)가 쓴맛은 50%, 짠맛은 25%, 신맛은 10%, 단맛은 5% 상승한다고 보고됐다.
먹는 약이 하나둘 느는 것도 원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는 “나이 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때문에 대다수가 하나 이상 약을 복용하는데 이 약물들은 미각세포생산에 필요한 아연을 배출시켜 미각세포재생을 느리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흡연, 과음, 불량한 구강위생환경도 미각기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서 이를 방치하는 것도 문제다. 특히 맛에 둔감해진 부모님은 같은 음식도 양념을 더 넣는 등 계속 자극적으로 섭취하게 된다. 이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이 악화될 뿐 아니라 비만, 심혈관질환 둥 또 다른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혜진 교수는 “부모님께 나이 들면 입맛이 변한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요리할 때 소금, 설탕을 조금만 넣게 해야 한다”며 “또 나이 들면 소화장애가 잦아져 밀가루음식은 적당량만 드시게 하고 면역력과 근력강화에 좋은 고기, 생선, 달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매 끼니 드시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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