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베개발 들어봤냥? – 고양이 형질세포제위위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베개발 들어봤냥? – 고양이 형질세포제위위염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30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고양이 발바닥 패드가 베개처럼 부풀어 오른 것을 본적이 있는가? 많이 부풀어 오른 패드는 베개를 연상시킨다. 이런 이유로 필로우피트(pillow feet, 베개발), 곤죽패드질병(mushy pad disease)으로 불린다.

하지만 수의학적인 명칭은 제위위염(pododermatitis, podo-는 발을, dermatitis는 피부염을 뜻함)이다. 풀어서 보면 ‘고양이 형질세포 발바닥패드 염증’으로 고양이에서 발바닥패드에 형질세포가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단 반려견의 제위위염은 발바닥 패드보다는 발가락 사이에 염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형질세포는 림프구에서 분화돼 항체를 만드는 세포다. 형질세포가 쌓이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면역매개질환에 의해서거나 세균 혹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는 의견이 있다.

또 고양이에이즈바이러스 감염과도 관련성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베개발을 갖는 고양이에서는 고양이에이즈바이러스와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은 바로 눈으로 봤을 때 특징적인 모습이다. 주로 앞발과 뒷발의 발바닥패드(특히 곰돌이로 불리는 손바닥과 발바닥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손허리패드’와 ‘발허리패드’) 하나 혹은 여러 개가 베개처럼 부풀고 패드 표면에 여러 줄무늬가 관찰된다. 또 패드는 주름지거나 각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병이 악화하면 통증으로 다리를 절 수 있으니 조기검진이 필수다.

사진 왼쪽부터 곰돌이, 정상패드, 필로우피트
사진 왼쪽부터 곰돌이, 정상패드, 필로우피트

제위위염은 패드 일부분을 생검해서 조직병리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확진은 아니지만 감을 잡을 수 있는 검사도 있는데 이전 비만세포종 칼럼에서 언급했던(넌 정말 독특하게 생긴 녀석이구나! - 고양이 비만세포종②, 2019년 12월 23일자 칼럼) 세침흡인검사 상에서 형질세포가 많이 관찰되면 필로우피트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종이 있는 패드는 생검 이후 잘 아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줄무늬를 갖고 베개처럼 부풀어 오른 패드의 특징적인 모습과 세침흡인검사에서 형질세포가 주로 관찰된다면 생검을 대신해 필로우피트로 결론을 내리는 편이다.

고양이 형질세포제위위염의 치료는 스테로이드 혹은 항생제를 치료의 근간으로 한다. 단 ▲간손상 ▲당뇨 ▲췌장염 ▲심장병 악화 ▲눈병 혹은 피부병 재발 등의 위해반응을 고려해 스테로이드보다는 항생제 처방을 선행하는 편이다. 하지만 치료반응이 없다면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필자에게 내원하는 고양이들은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도 다양하고 치료반응도 별로 없었던 상황이 많아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동시에 처방하는 경우도 많다. 치료기간은 수개월 정도 걸리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치료기간(예를 들어 반년 가까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