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코로나19 한의진료’ 통(通)했다…환자 14.6% 한약치료 받아
비대면 ‘코로나19 한의진료’ 통(通)했다…환자 14.6% 한약치료 받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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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이하 전화상담센터)’가 나름 순항 중이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4월 5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의 14.6%가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한약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개소 이후 이용 및 처방건수 꾸준히 증가

전화상담센터는 한의사 회원들의 성금과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곳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감염병환자 진료에 대한 한의사 참여가 보장돼 있지만 현재 코로나19 치료에 한의사 진료를 포함해 한의약 의료지원 일체가 거부된 상황이다.

이에 한의협은 같은 의료인으로서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고자 나름의 자구책을 강구, 지난 3월 9일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대구한방병원 별관에 전화상담센터를 열어 비대면 한의진료 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한약을 무료로 처방해주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전화문의가 점점 쇄도하면서 현재는 서울 협회관 내 전화상담센터를 추가로 개설(3월 31일)해 운영 중이다.

[그림 1] 코로나19 한의진료 초진환자 및 처방건수 변화 추이

전화상담센터 운영성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됐다.

한의협에 따르면 대구 전화상담센터의 초진환자수는 3월 9일 20명→ 3월 16일 43명→ 3월 19일 56명→ 3월 24일 69명→ 3월 31일(서울 전화상담센터 포함) 15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며 한약 처방건수도 3월 10일 28건→ 3월 17일 51건→ 3월 20일 89건→ 3월 25일 121건→ 3월 31일(서울전화상담센터 포함) 223건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그림 1 참조).

[그림 2] 한의진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비율 변화 추이

특히 한약 복용 후 코로나19 증상이 개선됐다는 사례 등이 전파되면서 4월 5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 1만237명 중 1497명이 한약치료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돼 한의진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비율이 14.6%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WHO 주관 세미나서 소개 해외도 주목

현재 전화상담센터에서는 중국사례를 근거로 국내 상황에 맞춰 발간된 ‘코로나19 한의진료권고안’에 맞춰 총 30여종의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한의협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경증에는 청폐배독탕을 처방하되 환자상태에 따라 발열, 오한, 인두통 등 표열증이 있는 경증초기환자에게는 은교산, 갈근해기탕, 형방패독산, 구미강활탕을 처방하고 설사, 정상체열, 오한, 무기력 등 습증이 있는 경증초기환자에게는 곽향정기산 등을 처방하고 있다.

[그림3]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진료 절차

이러한 한의진료는 최근 세계보건기구/전통의학 및 보완통합의학 부서(WHO/TCI) 주관으로 개최된 세미나(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전통의학의 역할)에 소개됨으로써 해외 여러 나라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세미나에서 장인수 우석대 한의과대학장(코로나19 한의진료 권고안 집필위원장)은 드라이브 스루 등 대한민국의 혁신적인 코로나19 대응사례와 함께 한의협이 진행 중인 한의진료 전화상담과 무료 한약처방 사례들을 소개했다.

장인수 학장은 세미나에서 “코로나19와 같이 1차 진료현장에서 일반적인 형태의 진료수행이 불가능한 급성 전염병 질환의 경우 ‘비대면 원격진료’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한의약 치료를 시행해 좋은 성과를 거둔 중국의 예처럼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 대응에 한의약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85%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한약을 투여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중국과는 달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의약과 한의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큰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 한의사들이 가장 먼저 시행한 대규모 비대면 진료로 이미 국제적 모델로 자리 잡은 ‘드라이브 스루’ 검진처럼 세계적 우수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전화상담센터는 대표번호 1668-1075로 코로나19 종식선언 시까지 매일(주말, 공휴일 포함) 오전 9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된다.

전화상담센터의 한의진료는 코로나19 확진자 전화 수신 → 코로나19 확진 판정 여부 확인(확진자에게 통보된 확진문자 확인 등) → 녹취 및 개인정보 수집·활용에 동의 확인 → 대면진료 절차 준용(한의사의 전화상담을 통한 환자 상태 등 확인, 전화상담 내용과 처방내역 등 기록지 기록, 한약 처방 시 복용방법 및 기타 주의사항 안내) → 한약 수령 방법(보호자 직접수령 또는 택배발송) 확인 등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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