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혈장치료로 코로나19 중증환자 완치…국내 최초 성과
세브란스병원, 혈장치료로 코로나19 중증환자 완치…국내 최초 성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4.0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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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용준 교수팀이 국내 최초 완치자 혈장치료로 코로나19 중증환자 2명을 완치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용준 교수팀이 국내 최초 완치자 혈장치료로 코로나19 중증환자 2명을 완치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7일 코로나19 중증환자 2명이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받고 모두 완치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팀에 따르면 국내 처음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 동반된 코로나19 중증환자 2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사용해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는 이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독감 등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사용된 바 있다.

■혈장치료, 스테로이드치료와 병행

김모(71, 남)씨는 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말라리아치료제와 에이즈치료제로 항바이러스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도착 당시 호흡속도는 분당 30회 이상으로 흉부 엑스레이검사에서도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증상을 보였다. 김 씨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염증수치를 나타내는 C-반응성단백(CRP)의 경우 172.6mg/L까지 상승했다.

연구팀은 완치판정을 받고 2주가 지난 남성의 회복기 혈장 500ml를 김 씨에게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했고 동시에 스테로이드치료도 시작했다. 혈장치료와 스테로이드치료를 받은 김 씨는 열이 떨어지고 C-반응성단백은 5.7mg/L로 정상범위로 떨어졌다.

흉부 엑스레이검사상 양쪽폐도 더는 나빠지지 않았다. 혈장을 투여받는 동안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다. 현재 김 씨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코로나19 검사에도 음성반응이 나와 완치판정을 받았다.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 투여

두 번째 혈장치료를 받은 이모(67, 여)씨의 경우 평소 고혈압 병력이 있는 가운데 고열과 근육통으로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

진단 3일째부터 호흡관란으로 산소요구량이 높아지면서 왼쪽 폐 상태가 나빠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당시 호흡속도는 분당 24회, 산소포화도는 산소 투여에도 93%로 확인됐다. 면역결핍(림프구감소증)과 함께 C-반응성단백 역시 314mg/L 까지 상승했고 심각한 호흡곤란증세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이 씨에게도 말라리아치료제와 에이즈치료제를 투여했고 산소 수치를 높이기 위해 몸을 뒤집는 치료를 시도했지만 림프구감소증과 고열이 지속됐다. 스테로이드치료에도 림프구감소증이 지속되고 바이러스 농도는 증가했다.

이 씨도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했다. 혈장투여와 스테로이드치료를 시행한 후 림프구수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했다. 흉부 엑스레이검사에서 폐의 침윤이 좋아졌으며 C-반응성단백 역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 씨는 이후 완치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

최준용 교수는 “두 환자 모두 회복지 혈장투여와 스테로이드치료 후 염증수치, 림프구수 등 각종 임상수치가 좋아졌다”며 “중증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바이러스 증식과 과도한 염증반응을 모두 잡아야 하는데 스테로이드치료는 염증반응을 호전시키지만 바이러스 증식에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장치료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치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등에 효과가 없는 중증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치료와 병행할 수 있는 치료대안이 될 것”이라며 “완치자가 항체를 가지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혈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혈장 기증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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