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질환, 알레르기성 피부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질환, 알레르기성 피부염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4.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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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따뜻하고 습한 날씨에 동물병원을 찾아오는 반려동물의 주 증상은 피부병이 단연 1등이다. 문진을 시작하면 보호자가 첫 번째로 꺼내는 말은 오랫동안 치료했지만 알레르기가 심해져 반려동물이 간지러움을 이기지 못해 하루 종일 긁고 핥고 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소양감이 매우 심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엄청나게 떨어뜨린다.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크게 식이성 알레르기와 환경적 알레르기로 나뉜다. 식이성 알레르기란 말 그대로 먹는 음식에 의한 과민반응이고 환경적 알레르기는 주변 환경에 의한 과민반응을 말한다. 이 환경적 알레르기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라고도 불린다.

식이성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어느 특정한 음식을 먹었을 때 눈가와 입가가 빨갛게 붓고 소양감이 생기며 설사나 구토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식이성 알레르기는 단백질이 가수분해된 사료나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단백질원을 주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식이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피부병이 완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유는 보통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닭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음식보다 환경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려견들의 알레르기 검사를 의뢰했을 때 가장 높은 빈도수를 나타내는 것은 집먼지진드기와 알테네리아 곰팡이 등의 환경적 원인이다.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집먼지진드기를 집에서 박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테네리아는 곰팡이는 피부에 병변을 일으키는 병원성 곰팡이는 아니다. 하지만 곰팡이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알테네리아 곰팡이는 습윤한 곳, 즉 욕실, 창틀, 흙, 식물에 상재하고 있기 때문에 산책이나 집안의 화장실 등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또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은 곰팡이가 피부에 있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소양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두 원인 말고도 심지어 그냥 먼지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상당히 존재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반려동물이 피부를 앞으로 평생 긁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알레르기 때문에 피부를 긁고 핥다 보면 곧 말라세치아 또는 세균감염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2차 감염 때문에 소양감은 두 배가 된다. 또 2차 감염이 반복되다 보면 피부는 점점 코끼리 피부처럼 태선화돼 소양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2차 감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먹는 약보다는 현재 감염상태에 따른 샴푸, 연고의 선택 및 소독, 보습 관리가 더 중요하다. 오메가3 같은 영양제도 6개월 이상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말고도 소양감을 줄여주는 약물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2차 감염이 있는 경우 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또 ‘이 약이 효과가 없나 봐요’하고 잘못된 판정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소양감이 있는 반려동물이라면 알레르기가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병변 주변의 감염이 없는지를 꼭 동물병원에서 확인해 보고 치료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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