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되면서 비염환자들이 늘고 있다. 갑자기 콧물이나 재채기가 나고 기침도 난다. 가래처럼 올라오는 것도 있다. 그런데 전혀 증상이 없다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비염인지, 아니면 감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 비염과 감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비염과 감기는 발병부위에 차이가 있다. 비염이 비강에 염증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면 감기는 상기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감기에 폐렴이 동반된다면 하부기도 즉, 폐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한 것이다.
먼저 비염과 감기의 대표증상을 살펴보자. 비염의 경우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나타난다. 콧물은 물처럼 맑은 상태로 심한 경우 마치 수도꼭지를 살짝 틀어 놓은 것처럼 줄줄 흐른다. 콧물, 재채기는 기상 후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연신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하기 때문에 머리도 멍해지고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진다.
비염과 비슷한 질환으로는 부비동염이 있다. 보통 축농증이라고 부른다. 부비동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코막힘과 노란 콧물이다. 재채기는 잘 나지 않는다. 주로 상악동에 농이 차기 때문에 코 안쪽으로 분비물이 차면서 코가 막힌다. 코막힘은 야간에 특히 심하다. 콧물은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고 간혹 운 좋게 코가 뚫리면 노란색 또는 푸른색 콧물이 나온다. 심한 경우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의 경우 발열, 인후통, 기침, 가래 등이 주로 나타난다. 보통 발열증상이나 인후통 없이 맑은 콧물이 나는 경우를 코감기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대부분 급성비염에 속한다.
따라서 감기의 경우는 발열과 인후통이 가장 주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감기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발열과 인후통이 있으면서 으슬거림, 몸살, 근육통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것이다. 반면에 비염은 주로 코에 증상이 국한된다.
문제는 기침과 가래다. 기침과 가래는 비염이나 감기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 사실 비염에 의한 기침은 콧물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것을 후비루증후군이라고 한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 기도로 흘러들어가려고 할 때 폐의 청정작용에 의해 기침증상이 생긴다. 기침을 해서 다시 내뱉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때 약간의 끈적이고 색이 있는 콧물이 난다면 기침을 할 때 마치 가래처럼 올라오기도 한다.
감기에 의한 기침은 특징이 있다. 감기로 인한 기침은 폐기관지 아래에서 올라오는 느낌이 생긴다. 동시에 인후통도 동반된다. 비염의 후비루에 인한 기침의 경우 목 부위에서 생긴다. 성인은 이러한 증상을 보다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표현에 서툴러 후비루와 감기에 의한 기침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간혹 냄새를 잘 못 맡는 후각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특징적인 증상으로도 후각장애가 나타난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후각장애는 만성비염, 부비동염, 일반 감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후각을 인지하는 후각세포는 비강의 위쪽에 붙어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의한 만성염증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염증에 의해 후각세포가 파괴되면 냄새를 잘 못 맡게 된다. 전혀 냄새를 맡지 못할 정도로 심해져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회복기간에도 차이가 난다. 보통 비염은 급성을 제외하고는 2주 이상 나타난다. 반면에 감기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합병증이 없다면 2주 이내에 사라진다. 만일 기관지염이나 폐렴 같은 합병증이 유발된다면 기침을 동반하는 관련 증상이 3주 이상 나타난다.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많은 시기에 갑자기 콧물이나 기침이 나온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특히나 환절기 때마다 비염을 겪는 환자들은 지금 나타나는 증상이 비염인지 감기인지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비염이나 감기는 서로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문제는 일반 감기와 코로나19 증상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염과 감기 그리고 코로나19 증상에 대해 정확히 숙지해서 건강한 환절기를 보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