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기능성화장품은 있어도 ‘기능성아이크림’은 없다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기능성화장품은 있어도 ‘기능성아이크림’은 없다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04.17 16:5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나이 들수록 깊어지는 눈가주름은 남녀를 불문하고 달갑지 않다. 오죽하면 자글자글한 ‘까치발주름’이라고 표현했을까? 눈가주름은 눈을 뜨거나 감을 때 관여하는 안륜근의 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며 눈꼬리부분에 주름이 여러 겹 겹치는 형태로 나타난다. 또 눈밑주름은 피부노화 및 수분부족, 잦은 마찰 등에 의해 눈 밑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눈밑주름은 노화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노화지연이 최선의 예방법이지만 표정에 의한 눈가주름은 근육을 쓰지 않는 이상 없애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이크림 하나로 눈가주름예방은 물론 주름개선까지 가능하다고 광고하는 화장품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주름개선기능성 인증’이라는 아이크림이 연일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해당화장품을 판매하는 홈페이지에서는 ‘눈가주름개선 인체적용시험 인증제품’이라는 문구까지 써가며 제품효과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의 갈등에 쐐기를 박기라도 하려는 듯 ‘인체적용시험보고서’라는 결과지를 통해 눈가주름개선에 대한 무한신뢰를 심어주기까지 한다. 또 특화된 기술력으로 탄생한 특정원료를 통해 바르기만 해도 주름이 사라진다고 하니 눈가주름으로 고민인 소비자들은 쉽게 현혹될 수밖에 없다.

국내 화장품법 제2조에서 ‘기능성화장품’이란 피부미백이나 주름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며 이밖에 자외선차단 및 모발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능성화장품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기능성화장품심사를 받거나 아니면 보고서 제출만으로 심사받는 경우다.

아이크림의 주름개선기능성 인증은 ‘기능성화장품 심사품목제외보고서’, 즉 보고서제출만으로 허가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기능성원료를 함량기준에 맞추면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레티놀 ▲레티닐팔미테이트 ▲아데노신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름개선기능성 인증보고서를 살펴보면 4가지 원료 중 대부분 아데노신을 함량기준에 맞춘 것이 많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기능성화장품이란 얼굴전체에 적용되는 개념일 뿐 눈가를 위한 기능성 허가는 따로 없다는 점이다. 즉 식약처가 인정하는 눈가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눈가주름개선을 홍보하기 위해 화장품업체가 제출한 인체적용시험보고서란 식약처에서 진행한 실험이 아니라 사설피부실험연구소에 비용을 지급해 나온 결과물이다.

심지어 보고서상으로는 효능평가방법도 정확하게 기술돼 있지도 않을뿐더러 글씨도 지나치게 작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각 실험보고서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충분히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이니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해야만 오해로 인한 혼선을 줄일 수 있다.

끝으로 특정성분을 홍보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성분뿐 아니라 함량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들 특정성분은 기능성화장품 고시원료 이외의 성분으로 함유량에 대한 별도기준이 없어 각 화장품업체가 함량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만큼 해당성분을 넣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통 화장품함량기준은 ppm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400ppm의 펩타이드가 함유된 경우 이를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단위로 표시했을 때는 고작 0.04%에 불과하다. 즉 이들 특정성분이라는 것은 대부분 화장품가격을 올리는 마케팅용일 확률이 매우 높다.

눈가주름은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으로 화장품으로는 절대 지울 수 없다. 다른 피부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보습환경을 만들어 눈가를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값비싼 아이크림에 대한 환상은 미련 없이 버려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주영 2020-04-21 14:03:34
항상 새로운것을 알게 되어 좋습니다~~다음도 기대할께요~

마일스 2020-04-17 17:03:49
박사님 덕분에 화장품에 대한 지식(진실?) 을 알게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