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명적인 질환,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명적인 질환,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4.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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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IP)는 진단과 치료가 힘든 질환이다. 고양이의 전염성 복막염은 중요한 전염성 질환이지만 다른 전염병들과는 다르게 진단이 어려우며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다.

이 질병의 원인체는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에 의한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다. 일반적으로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는 환경에 많이 있다. 또한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는 병력이 약하다.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로 변이될 확률은 아주 낮다. 하지만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고양이 장내에서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로 변이되면 병력이 아주 강한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가 질병을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 자체는 감염력이 없다. 하지만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 다른 고양이에게 쉽게 감염되며 특히 다묘가정에서는 화장실과 식기를 공유할 경우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고양이가 복막염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세포성 면역이 잘 갖춰진 고양이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복막염으로 악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포성 면역이 약해 체액성 면역만으로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위해 고양이 체내에서 면역 항체가 증가하게 되면, 염증에 의한 혈관염 등으로 투과성이 변해 흉수나 복수가 차는 습식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이 발병한다.

일부 고양이에서는 약한 세포성면역이 바이러스를 일부 제거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춰 건식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이 발병한다. 전염성 복막염의 증상은 대표적으로 ▲발열 ▲식욕감소 ▲무기력 ▲체중감소 ▲빈혈 ▲황달이다. 이외에 호흡곤란, 포도막염, 망막염, 간장애, 신장애, 사지 마비나 발작과 같은 신경계 장애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여러 가지 증상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은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다른 질환과 감별이 어렵고 질병이 확연해지기 전에는 검사를 받더라도 확진이 어렵다. 환자의 흉복수와 복강 내 림프절이 크게 부어 있는 경우에는 복수와 림프절의 검사와 함께 증상과 혈액 검사 자료들을 종합해 어느 정도 확진은 가능하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에 대한 치료는 어떻게 하는 걸까? 이 질병은 증상을 완화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대증 치료가 있으며 완치에 대한 치료방법은 없다. 또한 빈혈이 심하다면 수혈을 받기도 한다. 처치요법으로는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과 항생제, 영양수액이 있다. 일시적인 증상의 호전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점차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에 대해 발표되고 있으며 세포성 면역을 항진시키고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동물 전용 인터페론 약물들이 출시되면서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치료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약물들도 바이러스를 근원적으로 제거하지는 못하며, 체내의 면역으로 완전히 회복해야 한다. 또한 회복되었다 하더라도 재발의 가능성은 있다.

그럼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에 대한 예방은 불가능한 걸까?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에 대한 백신이 나와 있으나 불행히도 백신에 대한 효과가 100% 검증이 되어 있지는 않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가 대식세포 내에서 증식하다 보니 체내의 면역 항체에 영향을 덜 받으며 대식세포를 통해 체내 곳곳으로 급속히 확산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기가 어렵다.

결국 완벽한 예방법이 없어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 관리과 평소에 건강관리를 통한 면역력 강화가 차선적인 예방법일 수 있다.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매우 예민하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이는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성 복막염 바이러스로 변이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게 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 고양이의 경우 외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또한 감염된 고양이는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격리조치를 시켜 2차 감염을 막아야 한다. 또한 환경에 남아있던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질병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바이러스 전용 소독제로 환경을 소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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