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으로 임신 걱정된다면 “수술 전 ‘난자 냉동’ 고려해보세요”
자궁내막증으로 임신 걱정된다면 “수술 전 ‘난자 냉동’ 고려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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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팀
자궁내막증환자에서 ‘난자 동결보존법’ 효용성 입증
“수술 후엔 난소기능 더 떨어져 미리 가임력 보존해야”
난소는 35세 이후를 기점으로 그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가임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 결혼이 늦어지면서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난자 냉동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아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난소는 35세 이후를 기점으로 그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가임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 결혼이 늦어지면서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난자 냉동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아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들의 가임력 보존방법 중 하나인 ‘난자 동결보존법’이 자궁내막증 여성에게도 수술 전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난소의 기능은 여성의 나이와 연관이 깊다. 보통 만 35세 이후부터 난소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배란되는 난자의 질이 점차 낮아진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가임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난자를 채취해 냉동보관하는 난자 동결보존법이다. 지금 당장 임신 계획이 없더라도 난소기능이 더 떨어지기 전에 미리 조치에 나서 추후 임신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뿐 아니라 가임기 여성에게 찾아올 수 있는 다양한 부인과질환도 난소기능을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질환이 자궁내막증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외의 난소, 나팔관, 복막 등에 존재하는 것으로 가임기 여성에서 꽤 흔히 발생한다.

특히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혹(자궁내막종)까지 생기면 난소기능이 감소해 가임력이 저하된다. 더 큰 문제는 자궁내막종의 경우 수술로만 제거 가능한데 수술 후에는 난소기능이 더욱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수술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의료진이 연구에 나섰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난임·가임력보존 클리닉 이정렬 교수팀(김세정 전임의)은 자궁내막증 여성에서도 난자 동결보존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지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중에서도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발생한 여성 34명(평균 나이 30.7세)을 대상으로 총 50주기(34명의 연구대상자들에서 충분한 수의 난자를 채취하지 못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과배란 유도를 진행함)의 과배란 유도를 통해 난자를 채취하고 동결보존한 후 자궁내막종을 수술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호르몬인 항뮬러관호르몬(AMH)수치는 평균 1.85ng/mL로 나이에 비해 저하돼있었으며 주기당 채취된 난자수는 평균 6.3개, 동결보존된 난자수는 자궁내막종이 한쪽에만 있는 경우 5.7개, 양쪽에 있는 경우는 4.1개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대상자들과 같은 연령대의 자궁내막종이 없는 난임여성과 난자수를 비교한 결과 자궁내막종 여성에서 채취된 난자수는 5.4개, 그렇지 않은 여성에서 채취된 난자수는 8.1개였다. 즉 같은 나이에도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의 난소기능이 떨어져 난자수가 더 적게 채취된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이정렬 교수는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은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에는 더욱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미혼이거나 출산 계획이 있다면 수술 전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는 수술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전 난자 동결보존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야 저명 저널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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