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만 닿아도 부르르…‘시린 이’, 나이 탓만 할 게 아니다?
찬물만 닿아도 부르르…‘시린 이’, 나이 탓만 할 게 아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21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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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마모되는 ‘치경부 마모증’, 잘못된 양치질 등으로도 발생
찬물을 마시거나 온도 차가 큰 음식을 먹을 때 유독 이가 시리다면 치경부 마모증을 의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찬물을 마시거나 온도 차가 큰 음식을 먹을 때 유독 이가 시리다면 치경부 마모증을 의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눈에는 하나로 보이지만 치아는 법랑질, 상아질, 신경조직 등으로 아주 정교하게 구성돼있다. 법랑질은 가장 겉에서 치아를 보호하고 그 안쪽으로는 부드러운 상아질이 그리고 신경조직은 가장 안쪽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만 찬 기운이 닿아도 이가 시리다면 치아의 이러한 정교한 구성이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다는 신호다. 이를 ‘치경부 마모증’이라고 한다.

■마모 심하면 치아 손상위험↑

치경부 마모증은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 부분인 치아의 목 부분, 즉 치경부가 마모돼 팬 것을 말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이경은 교수는 “치경부 마모증 초기에는 찬물로 양치질하거나 뜨겁거나 찬 음식 등 온도 차가 심한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리지만 상아질까지 마모되기 시작하면 마모속도가 7배나 빨라지고 신경조직이 점점 드러나면서 치아가 더욱 시리게 된다”며 “치아의 반 이상이 마모되면 결국 내부 신경조직이 드러나 신경치료까지 받아야하고 씹을 때 치아가 부러질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치아 마모원인,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이가 시리면 나이 탓을 하지만 치경부 마모증의 원인은 비단 노화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속한 습관이나 행동도 치아를 마모시킬 수 있다.

먼저 잘못된 양치습관이다. 보통 양치질은 치약을 많이 짜서 박박 닦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양치질법은 오히려 치아 마모위험을 높인다.

이경은 교수는 “뻣뻣한 칫솔모에 마모제성분이 많은 치약을 듬뿍 바르고 강한 힘으로 치아 옆 부분을 세게 문지르는 양치질법(횡마법)은 치아 마모를 빠르게 진행시킨다”고 설명했다.

이갈이나 이를 악무는 습관도 원인이 된다. 이때 생기는 지나친 교합압이 치경부로 전달되면서 치아가 부분적으로 떨어져나가는 것. 또 김치나 나물 등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들도 치아를 옆으로 갈면서 씹게 돼 치경부 마모속도를 높일 수 있다.

■마모 심하면 신경치료 받아야

이미 치경부마모증이 발생했다면 마모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 단순히 시리기만 하고 마모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다면 지각 과민처치제를 치아 면에 코팅하고 시린이 전용 치약을 사용한다.

이경은 교수는 “어느 정도 마모가 진행됐다면 팬 부분을 치아색 레진이나 글라스 아이오노머로 메꿔서 치아가 더 이상 마모되는 것을 막아야한다”며 “마모가 아주 심하면 신경치료를 시행하고 크라운(치아의 외관을 덮어주는 치과장치)을 제작해 아예 치아에 씌워야한다”고 말했다.

치경부 마모증은 노화뿐 아니라 잘못된 양치질법에 의해서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잘못된 양치질법을 지속하고 있었다면 올바른 방법을 숙지해 여기에 익숙숙해져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경부 마모증은 노화뿐 아니라 잘못된 양치질법에 의해서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잘못된 양치질법을 지속하고 있었다면 올바른 방법을 숙지해 여기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양치법 등 잘못된 습관부터 바로 잡기

치경부마모증을 예방하려면 잘못된 습관부터 개선해야한다. 일단 양치질할 때는 뻣뻣한 칫솔모보다는 부드러운 칫솔모를 선택하고 옆으로 문지르는 방식(횡마법)이 아닌 칫솔을 45도 기울여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에 밀착한 뒤 치아 결을 따라 위아래로 5~7회 회전시키듯 쓸어내리거나 올리는 방식(회전법)으로 닦는 것이 좋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자주 먹는 것을 피하되 먹을 때는 잘게 잘라 먹는다. 이갈이나 이 악물기처럼 지나친 교합압을 유발하는 습관도 버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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