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 건강백세] 가만두면 무서운 ‘충치’… 왜 생기는 걸까?
[이상민의 건치 건강백세] 가만두면 무서운 ‘충치’… 왜 생기는 걸까?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4.22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치통은 아파본 사람만이 안다. 찌릿찌릿 거리는 통증은 진통제로도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다. 치통의 원인은 충치, 치수변성, 치근단치주염, 풍치 등으로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충치다.

충치 발생원인을 알기 전에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치아구조다.

치아를 살펴보면 먼저 하얀 법랑질(에나멜)이 우리를 맞이한다. 법랑질은 무기질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 인체에서 가장 단단하다. 법랑질은 입안에 들어온 음식물을 잘게 씹어 소화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법랑질을 파헤쳐 보면 노란 부분인 상아질을 발견할 수 있다. 상아질은 법랑질과 다르게 유기질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덜 단단하다. 법랑질은 상아세관이라는 감각신경(치수)이 있어 온도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우리가 찬물을 마실 때 느껴지는 신경통은 법랑질이 깨지거나 닳아서 그 안에 있는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법랑질과 상아질은 칼슘으로 구성돼 있다. 법랑질에는 90%, 상아질에는 70%가 함유돼 있어 매우 단단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단한 치아에 충치가 왜 생기는 걸까. 그건 구강 내 세균과 관련이 있다.

구강 내에는 약 300종류 이상의 세균이 1억마리 이상 살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세균은 뮤탄스(mutans)균이다.

뮤탄스균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먹고 산다. 문제는 뮤탄스균이 음식을 먹고 산성이 강한 배변을 배출한다는 점이다. 산성은 치아의 칼슘을 훔쳐 충치를 유발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세균에 의한 충치를 세균성 치아우식증이라고 말한다.

충치를 유발하는 원인은 ▲세균의 능력 ▲침의 중화능력 ▲치아의 내산성 ▲음식의 성상 ▲시간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료진은 이것을 충치의 4요소라고 말한다.

먼저 세균의 능력에 대해 알아보자. 간혹 “열심히 양치질을 하는데 충치가 생긴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환자가 있다. 이 경우 부모로부터의 전염을 의심해야한다. 대부분 구강 내 세균은 생후 6개월에서 2년 사이 부모가 아이에게 음식을 주기 위해 입으로 잘게 부숴 주면서 전염된다.

두 번째는 침의 중화능력이다. 산성은 충치를 유발하는데 유전적으로 침의 중화능력이 뛰어나거나 산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 사람은 충치가 적게 발생하거나 천천히 진행된다.

세 번째는 음식이다. 당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충치를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이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설탕 섭취량보다는 섭취 빈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10g 설탕을 한번에 섭취하는 것보다 1g의 설탕을 5번 먹는 경우가 충치 발생비율이 5배 더 높다.

네 번째는 치아와의 접촉시간이다. 과자나 빵처럼 치아에 오래 달라붙는 음식은 한 번의 양치질로 제거되지 않는다. 음료 역시 마찬가지다. 탄산음료는 치아를 부식시키지만 침에 의해 바로 중화가 된다. 하지만 요구르트 같은 끈적거리는 음료는 침에 의해 중화도 잘 안 되고 오랫동안 치아에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한다.

그렇다면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끈적이고 치아에 잘 달라붙는 음식섭취를 줄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경우라면 양치질을 통해 치아에 붙어 있는 당분과 세균을 줄여야 한다.

또 치아 구석구석에 침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식이섬유와 수분이 많은 음식, 물을 자주 섭취해야한다.

이밖에도 치아칼슘이 산성물질에 의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불소를 사용해야한다. 치아는 하이드록시 아파타이트(이하 HAP)로 이뤄져 있는데 HAP가 불소를 만나면서 산성물질에 강한 불화아파타이트(FAP)로 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구강 내 세균의 힘은 우리가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정기적인 치과검진과 양치질, 치실 등을 이용해 올바른 구강위생습관을 길러야한다.

치아는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다. 치아가 부실해지면 위장건강, 기억력, 면역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치아건강에 신경 쓰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