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염 방치…”젊을 땐 불임, 나이 들면 전립선암 유발“
전립선염 방치…”젊을 땐 불임, 나이 들면 전립선암 유발“
  • 심지선 기자 (simjida1@k-health.com)
  • 승인 2020.04.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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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지철 하이맨유로연합의원 원장

여성은 주름으로, 남성은 화장실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실감한다. 성인 남성 50%정도가 평생 한 번은 겪는다는 전립선질환 때문에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없거나 소변 볼 때 통증과 불쾌감, 빈뇨, 야간뇨 등 다양한 증상으로 중년 남성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하지만 중년층 이상에서만 나타난다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일상생활 지장을 줄 만큼의 통증이 아니면 비뇨기과를 찾지 않는 잘못된 인식으로 전립선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손지철 하이맨유로연합의원 원장에게 전립선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들었다.

손지철 원장은 “전립선질환은 젊을 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어 평소 생활에서 경각심을 갖고 전립선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손지철 원장은 “전립선질환은 젊을 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어 평소 생활에서 경각심을 갖고 전립선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전립선질환으로는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등이 대표적인데 서로 상관관계가 있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립선염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전립선의 염증반응을 말하고 남성노년기를 대표하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같은 질환에서도 세포의 염증반응이 기폭작용을 해 병을 진행시킨다는 연구보고들이 있다. 전립선은 면역기관이기도 한데 이러한 면역기관에 생기는 염증반응은 전립선질환과의 연관관계를 알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남성에서도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 등 전립선질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유는?

전립선질환은 나이에 비례해 유병률이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동양인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소위 서구화·글로벌화되면서 발생연령대도 다양해졌다. 비만의 메커니즘과도 연관이 있는데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 BMI와의 연관성 등에 관한 연구보고를 보면 실제로 저식이섬유 고지방 식습관 및 운동시간 감소 등이 전립선질환을 앞당기는 것으로 짐작된다. 또 20~30대 젊은 남성에 있어 전립선질환이 중요한 이유는 성기능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 전립선질환 중 선천성도 있나? 있다면 유아·청소년기에 나타날 수도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천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유아청소년기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전립선은 방광아래에 밤알을 뒤집어 놓은 형태로 남성에게만 있는 장기이다. 전립선은 출생 직후에는 발견하기 힘들 만큼 작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조금씩 커진다. 이후 나이가 들면서 질환의 빈도가 올라간다.

- 젊은 남성의 경우 전립선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 전립선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과 알아 둬야 할 상식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위로는 방광경부에, 아래로는 비뇨생식격막에, 앞으로는 치골전립선인대로 고정돼 골반강 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정자에 영양을 보급하며 운동성을 돕고 요로감염방어기능이 있어 임신에 꼭 필요하지만 여성의 자궁처럼 나이 들면서 많은 질환을 유발한다는 양면성이 있다. 즉 여성의 자궁이 임신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노화에 따라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등을 자주 유발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립선은 30세 전후에 약 20mg 정도로 커지며 60세 이상이 되면 노화현상으로 인해 전립선비대증이 나타난다. 여성에서 참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지리는 요실금이 많은 반면 남성의 경우 여성과 반대로 소변배출이 어려워지는 것도 전립선 때문이다.

젊은 남성이 전립선 이상을 자각할 때는 방광증상과 혼합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흔한 질환인 요도염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데 무증상요도염이 오래 지속되면 전립선염으로 진행돼 전립선-방광자극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빈뇨, 잔뇨감, 배뇨통, 요도분비물 등의 증상이 있다.

- 전립선염의 치료방법과 각 치료별 장·단점이 궁금하다.

일단 전립선염의 분류가 필요하다. 기존 분류법의 문제점을 통합해 미 국립보건원(NIH)이 새로이 분류기준을 정했다. 제1형 급성세균성 전립선염은 전립선에 갑자기 염증이 생긴 경우다. 제2형 만성세균성 전립선염은 전립선염이 자꾸 재발하는 경우이며 전립선액이나 전립선마사지 후 첫 소변에서 균이 검출될 때를 말한다.

제3형 만성비세균성 전립선염 또는 만성골반통증증후군은 배양검사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다. 제3A형은 염증성 만성골반통증증후군으로 정액이나 전립선액 또는 전립선 마사지 후 첫 소변에서 염증이 있는 경우다. 제3B형은 비염증성 골반통증증후군으로 염증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과거 전립선통으로 분류된 환자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제4형은 무증상성 염증성 전립선염으로 무증상환자에서 정액 또는 전립선조직에서 염증이 발견되는 경우다.

임상적으로는 급성전립선염, 만성전립선염으로 나뉘는데 먼저 급성전립선염의 경우 대부분 대장균(E. coli)이 전립선에 들어가 발생하며 갑작스런 고열과 배뇨통, 전립선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급성기에는 입원치료가 원칙이며 주사항생제를 투여한다. 이 시기에 전립선마사지를 하면 세균성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해야한다.

먼저 균배양검사와 항생제감수성검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광범위항생제를 투여한다. 급성기가 지나고 대략 발병 1주일 후부터는 먹는 약으로 대체가능하다. 이때 만성전립선염으로 진행되지 않으려면 완치될 때까지 약을 먹어야하며 적어도 4주 정도는 복용해야한다. 금주해야하며 배변 시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변비를 예방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하며 해열제를 투여할 수 있다. 만성전립선염은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나뉘며 환자의 현재증상을 체크한 다음 이에 따른 추가검사나 치료를 실시한다.

전립선염치료는 약물치료 외에 TUNA(경요도전립선침파괴술, Transurethral Needle Ablation)와 경요도초단파열치료(TUMT, TransUrethral Microwave Thermotherapy)가 있다.

경요도초단파열치료는 요도를 통한 카테터 삽입 후 초단파로 전립선내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1994년경부터 국내에서 많이 시행됐지만 치료효과가 별로 없어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TUNA는 전립선에 바늘을 찔러 75∼100℃ 이상의 고온으로 굽는 치료법으로 전립선 내 염증세포 및 염증조직, 전립선조직 내에 있는 알파교감신경수용체를 파괴해 통증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감소사례가 많지 않고 설사 통증이 줄었더라도 몇 개월 후 재발되기 때문에 현재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곳은 없다. 특히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는 남성은 정액 감소로 인해 자연임신이 어려울 수 있고 요도협착, 역행성 사정 및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미혼, 자녀가 없거나 더 가질 계획이 있는 환자들은 절대 시술받으면 안 된다.

전립선의 해부학적 구조상 이러한 치료방법으로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최근 100% 완치 등을 운운하며 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있는데 이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또 이 치료 후 통증이 더 심해지면 치료가 매우 힘들고 이로 인해 정신적·육체적으로 더욱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전립선질환에는 규칙적인 성생활이 도움을 준다는데 맞나. 규칙적인 성생활이 모든 전립선질환에 효과적인가?

일반적으로는 건강한 성생활이 전립선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세균성전립선염의 치료가 끝나지 않아 균이 검출되고 있거나 급성전립선염으로 혈행성 세균전파위험이 있는 경우 성생활로 인한 전립선자극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비뇨의학과적인 치료중이라면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 후 성생활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세균이나 염증으로 인한 전립선질환자들은 일단 치료종결 이후의 성생활을 원칙으로 한다. 종종 만성전립선염으로 치료기간이 길어지면 부분적으로 성생활을 허용할 때도 있지만 콘돔사용을 원칙으로 하며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야한다.

- 승마, 자전거, 전립선마사지 등으로 인해 전립선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데 왜 그런가? 또 이 때 주의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나?

그 이유는 전립선의 해부학적 구조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립선(prostate gland)은 ‘pro(前) + state(立) + gland(腺)’라는 어원에서 보듯이 인체하복부의 앞부분에 있는 선조직의 장기를 지칭한다. 즉 도넛모양의 전립선은 어떤 물질을 분비하는 선(glandular)조직과 이를 둘러싼 섬유근조직(fibromuscular)으로 이뤄졌으며 위로는 방광경부, 아래로는 비뇨생식격막, 앞으로는 치골전립선인대로 고정돼 골반강 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장기이다.

이러한 위치적 특성 때문에 평소 복압이 증가하거나 아래쪽 비뇨생식격막이 외부에서 눌리면 전립선 및 주위에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난다. 또 신경자극증상도 동반하는데 이를 촉진하는 대표적인 운동이 승마, 자전거이며 오토바이도 해가 될 수 있다. 장시간 운전이나 사무실에 앉아서 오래 작업하는 것도 전립선질환을 악화시킨다. 특히 무분별한 전립선마사지는 같은 원리로 전립선염을 더욱 악화시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 전립선염을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전립선염을 방치하면 젊은 남성의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성기능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세균성인 경우 파트너에게 전파시키며 증상이 심하지 않아 기간이 오래될수록, 또 나이가 많아질수록 전립선결석,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 생활 속 전립선예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전립선의 구조를 이해하고 물리적 압박을 생활 속에서 최소화시키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예컨대 공부나 회사일 중간 중간 자주 스트레칭하고 자기 전 온수좌욕으로 골반근육을 풀어주거나 비뇨의학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점검받는 것이 좋다. 또 체중관리에 좋은 식습관, 즉 육류보다는 채소,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토마토에는 라이코펜(lycopene)이 풍부해 전립선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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