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기능 ‘뚝’ 만성콩팥병환자, ‘코로나19’ 어떻게 맞서야할까
면역기능 ‘뚝’ 만성콩팥병환자, ‘코로나19’ 어떻게 맞서야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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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환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데다 면역기능까지 떨어져 코로나19 감염에 더욱 주의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번 코로나19바이러스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확실히 치명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대표적인 기저질환으로는 고혈압, 당뇨병이 꼽히는데 이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질환이 바로 ‘만성콩팥병’이다. 심지어 만성콩팥병은 대부분 고혈압과 당뇨병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에 더욱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만성콩팥병, 왜 고혈압·당뇨병까지?

콩팥(신장)은 양쪽 무게를 합쳐봐야 300g 내외의 작은 장기지만 노폐물과 수분, 염분을 배설해 체내 평형상태를 유지해주고 혈압조절과 조혈작용, 뼈 대사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이러한 콩팥기능이 3개월 이상 계속해서 떨어지면 만성콩팥병이라고 진단한다.

그런데 또 문제인 것이 콩팥은 모세혈관이 모인 사구체라는 단위로 구성된 혈관덩어리라 고혈압, 당뇨병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즉 혈압이 높으면 사구체가 계속 압력을 받아 콩팥 내 혈관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며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큰 혈관뿐 아니라 사구체 같은 작은 혈관마저 손상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실제로 만성콩팥병환자의 60~70%가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알려졌다.

■콩팥기능 떨어지면 면역기능도↓

콩팥이 망가지면 면역기능도 약해졌다고 봐야한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요독이다. 요독은 콩팥을 통해 밖으로 배설돼야하는 물질인데 콩팥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그대로 쌓여 우리 몸에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 피부 가려움증, 식욕감퇴, 구토, 운동 시 호흡곤란, 전신피로감, 불면증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소변 감소, 전신적인 부종, 심한 호흡곤란을 동반한 의식저하까지 나타날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신장내과 이성우 교수는 “증상이 심해지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불가피하다”며 “단 각각의 요독(현재까지 밝혀진 요독종류만도 100개 이상)을 모두 임상에서 측정할 순 없어서 일단 콩팥기능이 저하돼있다면 면역기능이 약해졌다는 전제로 코로나19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중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T세포, B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현저히 감소돼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T세포는 B세포를 자극해 항체 형성을 돕거나 직접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며 B세포는 T세포의 도움을 받아 항체를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항체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해 우리 몸을 방어한다.

이성우 교수는 “이러한 면역세포가 감소돼 있다는 것은 적을 공격할 병사(면역세포)와 무기(항체, 사이토카인)가 정상인에 비해 부족한 것”이라며 “즉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생활 속에서 콩팥에 손상을 주는 요인을 피해야한다. 특히 콩팥기능이 떨어져 나트륨배출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저염식을 실천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후반으로 갈수록 증상↑, 코로나19감염에도 더 주의

만성콩팥병 역시 암처럼 진행정도에 따라 병기를 구분(▲1기 : 콩팥 기능이 정상일 때 ▲2기 : 약간 감소 ▲3기 : 다소 감소 ▲4기 : 많이 감소 ▲5기 : 투석 임박)한다. 이미 고혈압, 당뇨병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만성콩팥병 역시 모든 단계에서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3기 후반 환자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성우 교수는 “1~3기에서는 콩팥기능저하에 대한 보상기전이 비교적 잘 작동해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4기부터는 빈혈이 나타나며 뼈가 약해지고 혈관 석회화가 심해지면서 심혈관질환위험도도 증가한다”며 “1~3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4~5기로 진행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수칙 준수하에 병원 방문, 식습관 개선 필요

투석치료까지 받아야하는 상태라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병원 방문은 불가피하다.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준수하면서 안내받은 날짜에 병원을 방문해야한다.

평소 생활에서는 코로나19 증상여부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병이 더 악화되지 않게 식습관 등을 조절해야한다. 이성우 교수는 “▲규칙적인 혈압약 복용 ▲소금을 제한하는 저염식사 ▲저단백 위주의 식사를 해야한다”며 “특히 콩팥에 독성을 끼칠 수 있는 각종 보조식품, 약품, 진통제, 항생제 등을 주치의 동의 없이 복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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