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검진 김에 초음파검사도? “혹시 모를 ‘자궁근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검진 김에 초음파검사도? “혹시 모를 ‘자궁근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03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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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선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 중 약 20%가 갖고 있는 흔한 양성종양이지만 이차적으로 변성되면 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면서 여성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검진 시 자궁초음파검사까지 받아서 자궁근종 발생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누구나 생길 수 있는 양성종양이다.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자라기 때문에 폐경 이후에는 크기가 준다고 알려졌는데 또 이렇게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거나 위치가 달라지는 등 이차적인 변성이 일어나면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양성종양이지만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자궁근종에 대해 김영선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 여성들은 원래 물혹이 잘 생겼다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이 물혹이 곧 자궁근종인가.

자궁근종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혹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해다. 자궁에는 물혹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는다. 흔히 물혹이라고 하는 것은 양쪽 난소에 생기는 혹을 말하며 이는 생리주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한다.

- 자궁근종은 양성종양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성장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다. 따라서 이러한 호르몬이 왕성해지는 가임 연령기에 잘 발생하며 임신기간 크기가 커졌다가 폐경 이후에 작아진다고 알려졌다. 즉 가임기 여성 누구에게나 흔히 발생할 수 있으며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특별한 치료 없이 초음파검사로 추적관찰하면 된다.

김영선 교수
김영선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자궁근종이 예상치 못하게 변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

이것이 문제다. 자궁근종은 양성종양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든지 이차적으로 변성될 수 있다. ▲근종이 혈액순환 장애로 빈혈성 괴사가 형성된 후 인산칼슘, 탄산칼슘 등이 근종에 침착해 돌같이 딱딱해지는 경우 ▲감염으로 인한 괴사 등이 대표적이며 드물지만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육종성 변성이 일어날 수 있다.

- 자궁근종이 위와 같이 변하면 우리 몸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하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팽만감이 느껴질 수 있다. 또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생리할 때가 아닌데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만일 근종이 커져 방광을 압박하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거나 오히려 소변을 보기 힘들어진다. 또 직장을 압박하면 변비가 발생하며 배변 시 통증이 나타난다.

- 드물긴 해도 자궁근종에 육종성 변성이 일어나면 매우 위험하다고 하는데.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성은 암, 즉 악성종양을 의미한다(자궁육종). 주변 조직까지 전이될 수 있어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문제는 자궁육종과 자궁근종의 증상이 비슷해 감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궁육종 역시 비정상적인 출혈, 복통, 하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난다. 그나마 자궁육종에 좀 더 가깝다고 의심할 만한 증상은 냄새 나는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추측이라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것이 좋다.

- 자궁근종이 변성을 일으키면 어떻게 치료해야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로 근종을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궁보존을 위해 고강도초음파로 종양만 괴사시키는 방법, 즉 하이푸시술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 시술 후에는 자궁이 약해지기 때문에 임신 전 여성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악성종양인 자궁육종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도 하이푸시술을 시행하지 않는다. 자궁육종은 환자의 암 기수를 고려해 수술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 등 일반적인 암 치료방법을 적용한다.

- 자궁근종 치료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환자의 임신 계획이다. 보통 자궁근종은 임신 준비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했다가 초음파검사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근종을 제거해야하는 상황인데 환자의 나이가 젊다면 근종을 먼저 제거한 후 임신을 시도하도록 한다. 단 자궁이 회복되려면 근종제거술 후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 동안 자궁을 건강하게 회복한 뒤 임신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환자의 나이가 고령인 경우 임신이 더 늦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근종의 크기, 위치, 개수 등을 따졌을 때 임신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근종을 가진 채로 임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치료순서는 이렇게 다르지만 분명한 점은 환자 상태에 맞게 자궁근종을 잘 치료하면 임신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 자궁근종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몰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맞다. 자궁근종은 양성종양이지만 계속 관심 있게 살펴봐야한다. 증상이 없는 분들은 3~6개월마다 초음파검사로 근종이 커지는지, 그대로 있는지 반드시 추적관찰을 해야한다. 비정상적인 출혈, 골반통, 하복부 통증과 같은 이상증상이 있으면 바로 산부인과를 방문한다.

아직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따라서 2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검진을 받을 때 아예 자궁초음파검사까지 받는 것이 좋다. 자궁초음파검사는 비용이 들지만 올해 2월부터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로 의료비 부담이 1/4 수준까지 절감됐다. 한결 부담 없이 자궁건강을 점검할 수 있게 된 만큼 그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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