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검버섯? 구분 까다로운 ‘피부암’, AI가 정확히 짚어낸다
점? 검버섯? 구분 까다로운 ‘피부암’, AI가 정확히 짚어낸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06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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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김성환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기존 방식과 다른 연구로 전문의와 비슷한 AI의 진단 정확도 도출

피부암은 눈에 보이는 곳에 생겨 조기발견이 쉬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별다른 통증이 없을 뿐 아니라 평범한 반점이나 결절에서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구분해내기 매우 어렵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간혹 전문의들도 피부암을 점이나 검버섯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피부암은 치료가 늦어지면 피하와 근육, 심지어 뼈에도 퍼질 수 있으며 특히 피부암 중에서도 악성흑색종은 매우 치명적이어서 조기 정확한 진단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성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

■AI의 진단 정확도 전문의와 비슷하게 나와

이러한 가운데 AI가 피부암의 정확한 진단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김성환 교수팀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이 피부암을 정확하게 찾아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한 기존의 피부암 진단연구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행된 세계 최초의 연구로 더욱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 따르면 김성환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합성곱신경망이라는 망막의 구조와 유사한 신경망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합성곱신경망(CNN)은 시각 분야 연구에서 사물을 분류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번에 사용된 Region-based CNN은 CNN을 좀 더 응용한 알고리즘으로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찾고자 하는 사물의 위치까지 알아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먼저 AI에 피부종양 사진과 피부질환 및 정상 피부 사진 110여만장을 사전에 학습시켜 피부암으로 추정되는 병변의 위치를 검출하고 피부암 유무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했다.

이후 2010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3개 병원(한림대강남성심병원·전남대병원·서울아산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673명의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사진 2845장을 사용해 테스트한 결과, AI의 피부암 진단 민감도(실제 질병이 있을 때 질병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가 89.2%로 나타났다.

AI의 진단 정확도는 전문의의 정확도와도 비슷했다. 전문의 13명과 AI에게 피부 사진(테스트셋 325장)을 보여준 결과 AI는 한 명의 사진을 분석하는 데 10초가 안 걸렸고 전문의의 민감도는 95.0%로 AI의 진단 정확도(민감도 92.5%)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stylegan을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사진

■세계 최초로 검출방식 연구 시행

몇 년 전부터 AI를 활용한 피부암 진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는 전체 사진에서 병변 부위만 잘라놓은 사진을 보고 암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분류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가 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을 AI에게 일일이 지목해줘야했고 피부암과 전혀 무관한 염증성 병변이나 정상구조물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정작 실제 진단에서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김성환 교수팀은 잘려있는 병변 사진이 아닌 증명사진과 같은 얼굴 사진에서 골격 구조를 인지하고 암의 위치까지 자동으로 찾아낸 검출연구 방식을 세계 최초로 시행함으로써 AI가 얼굴 사진에서 병변의 위치까지 자동으로 찾아내 피부암을 정확히 진단해내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김성환 교수는 ”AI의 피부암 진단능력이 전문의와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전문의는 시각 정보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환자의 병력을 종합해서 진단한다“며 ”다만 AI는 의사보다 빠르고 쉬지 않고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의 환자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구별하기 까다로운 피부암 조기발견 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암은 수술 부위의 기능을 보존하고 흉터를 최소화하는 성형외과적 재건수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성형외과로 내원해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미용적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고리즘 데모, 일반인에게도 큰 도움

한편 이번 연구에는 김성환 교수와 함께 아이피부과 한승석 원장,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문익준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해당 연구내용은 ‘합성곱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이용한 피부암 진단(Keratinocytic Skin Cancer Detection on the Face Using Region-Based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제 피부연구학회지 ‘JAMA Dermatology’(인용지수(Impact Factor) 7.995) 2020년 1월호에 게재됐으며 연구에 사용된 알고리즘의 데모는 http://rcnn.modelderm.com 사이트에 공개됐다.

이 사이트에서 피부암으로 의심되는 사진을 업로드하면 해당 솔루션이 피부암의 위치와 유무를 자동으로 찾아낸다. 전문의가 아닌 비전문의(일반인 포함)에게도 점과 피부암을 구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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