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비염’…원인물질만 피하면 해결 될까
‘알레르기비염’…원인물질만 피하면 해결 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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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바깥활동이 줄었어도 알레르기질환자들에게는 여전히 힘겨운 환절기다. 꽃가루 대신 집먼지진드기 같은 실내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의 공격에 무심코 당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알레르기비염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내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외래 다빈도질환 통계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우리가 흔히 앓는 질병이다.

알레르기비염은 소아와 성인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단순 코감기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레르기비염 vs 코감기

알레르기비염은 흔해도 막상 발생했을 때는 코감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질환은 발병원인부터 다르다.

우선 알레르기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에 코점막이 과민반응을 보여 발생한다. 반면 코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증상은 모두 콧물, 코막힘이 나타난다. 하지만 알레르기비염은 ▲코가 가렵고 ▲연속으로 재채기가 나고 ▲눈이 가렵고 충혈되는 증상까지 함께 나타나며 콧물 또한 맑은 물처럼 계속 흘러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코감기는 ▲목 아픔 ▲몸살 ▲열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며 맑은 콧물로 시작하다가 점차 누렇고 끈적한 콧물로 변한다.

또 코감기는 대부분 2주 내로 호전되는 데 반해 알레르기비염은 증상이 오래 가서 꾸준히 치료하면서 증상을 조절해야한다.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계절성 알레르기비염도 있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일년 내내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비염이 대부분이라고 알려졌다.

■방치 시 중이염 등 합병증위험↑

알레르기비염의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방치 시 중이염, 부비동염 같은 합병증이 뒤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알레르기비염이 오래되면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되거나 환자의 30%에서는 천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아이들은 크면서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등 3대 알레르기질환이 순차적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한꺼번에 나타나는 알레르기행진 특성을 보인다 만일 알레르기비염을 방치하면 알레르기천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장)는 “또 성장기 아이들은 알레르기비염으로 인해 입으로 계속 숨을 쉬면 얼굴 길이가 길어지고 눈이 처지는 등 얼굴형까지 변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레르기비염 약물치료는 주치의에 안내에 따라 최소 1개월간 치료를 지속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레르기비염, 올바른 관리순서는?

▲알레르기검사로 원인물질 찾기=알레르기비염을 개선하려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꽃가루부터 집먼지진드기, 음식 등 사실 생활 속 모든 것이 원인물질이 될 수 있어 완벽하게 피하기는 어렵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창 교수는 “우선 콧속에 맑은 콧물이나 하비갑개가 부어있는지 등 알레르기비염 소견을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통한 항원 특이 면역글로블린E검사와 피부반응검사 등을 통해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찾는 것이 좋다”며 “원인물질을 찾으면 노출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증상에 맞는 약물치료를 병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로 증상 조절하기=약물치료는 염증을 조절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으로 코에 뿌리는 비액과 먹는 약 두 가지가 있다.

①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비액, 충혈제거제  

먼저 대표적인 비액에는 스테로이드와 충혈제거제가 있다. 스테로이드 비액은 항염증효과가 강력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4~9시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충혈제거제는 코막힘이 심할 때 콧속에 뿌리면 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을 신속하게 완화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코가 막힐 수 있다. 특히 2주 이상 쓰면 코막힘이 악화될 수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써야한다.

② 먹는 약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먹는 약으로는 항히스타민제와 류코트리엔 조절제(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가 흔히 사용된다. 보통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이 심하게 올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한 항히스타민제가 많이 출시됐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졸음 등이 가장 심하고 2세대 이상의 경우 졸음부작용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다른 증상 없이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 알레르기증상만 있다면 2세대 이상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알레르기비염의 염증매개체인 류코트리엔을 차단해 알레르기비염환자의 코와 눈 증상을 개선하고 천식증상을 완화한다. 따라서 천식을 동반한 알레르기비염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오재원 교수는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포함한 알레르기비염 치료약물은 보통 2~4주 차에 증상개선효과를 보이는데 그렇다고 해도 알레르기비염 약물치료는 최소 1개월간 지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류코트리엔 조절제 계열 중 몬테루카스트는 천식 및 알레르기치료에 효과적이다. 특히 스테로이드 비액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천식을 동반한 알레르기비염환자는 주치의와 상담 후 몬테루카스트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편 몬테루카스트는 류코트리엔 조절제 계열 중에서도 알레르기비염에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이다.

해외의 한 연구결과(6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몬테루카스트의 임상적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 대조군 연구)에 따르면 몬테루카스트는 200주 이상의 장기간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현재 코에 뿌리는 충혈제거제 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알레르기비염의 1차 치료 시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최근 이 약물이 우울증, 불면증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미국 FDA의 박스경고조치가 있었지만 이는 새롭게 발견되거나 급증한 이상사례에 대한 발표가 아니라 2008년부터 이미 제품설명서에 있었던 이상사례에 대해 더 널리 인지키시키 위한 조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박중원 교수는 “따라서 전문가들은 몬테루카스트를 처방받은 환자에게 신경정신계 이상사례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리고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바로 중단하도록 처방 전에 교육해야한다”며 “또 항히스타민제나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같은 약제를 먼저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알레르기비염환자들은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 후 몬테루카스트를 처방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 외 생활 속 관리법은?

이밖에 알레르기비염환자들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요즘은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집안환경 관리도 필수다. 청소할 때는 물걸레로 집안 곳곳을 닦고 베개커버나 이불 등 침구류는 2주에 한 번 이상 뜨거운 물에 빨은 후 햇볕에 말린다. 하루 1~2번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집안 온도는 20~22도, 습도는 50~60%로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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