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여부와 치료 단계별 유형 한눈에 확인
의사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시도 가능
뇌졸중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3위로 꼽히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골든타임 내 치료받지 못하면 생존하더라도 뇌세포가 손상돼 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한 대처를 위해서는 일반인도 뇌졸중의 증상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막상 증상이 나타나도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지 허둥지둥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고 시도할 수 있을 만한 뇌졸중 대처법이 나왔다. 이른바 ‘단계별 뇌졸중 선별시스템’이다.
아주대병원은 신경과 홍지만 교수와 응급의학과 이성은 교수팀이 4년간 아주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총 1599명 환자의 ▲임상정보(Clinical Information) ▲생체징후(Vitial Signs, 혈압·맥박·체온·호흡수) ▲초기 혈액검사 소견(Initial Labs)을 토대로 1-2-3단계로 뇌졸중 아형을 분류하는 단계별 선별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선별시스템은 먼저 ▲1단계로 뇌졸중인지 아닌지 ▲2단계로 뇌졸중이 맞다면 출혈성인지 허혈성인지 ▲3단계로 허혈성에서 급하게 혈관재개통술이 필요한 급성대형동맥폐색인지 단계별로 구분한다.
연구팀이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1단계는 ▲연령대가 젊고(40대 이하) ▲뇌졸중 위험인자(심장질환, 발작 혹은 정신과적 병력, 혈당 등)가 없고 ▲편마비가 없고 ▲초기 혈압이 낮은 경우로 이 경우 뇌졸중이 의심됐지만 실제 뇌졸중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2단계는 ▲의식저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60세 미만) ▲높은 초기 혈압 ▲뇌졸중 위험인자(심장질환, 당뇨 등)가 적은 경우로 이 경우 출혈성(뇌출혈)일 가능성이 높았다.
3단계는 ▲안구편위(눈이 좌-우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 ▲걸을 수 없는 편마비 ▲언어장애가 동반된 경우로 신속히 응급혈관재개통술을 통해 막힌 뇌혈관을 뚫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3단계에서 응급 혈전제거술이 필요한 급성대형동맥폐색일 가능성은 눈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으면 약 21.7배, 팔 마비가 있을 시 약 2.2배, 언어장애가 있을 시 2.4배 높아졌다.
이 모든 분석내용을 종합해 연구팀은 ▲눈이 한쪽으로 쏠리는 안구 편위 ▲걸을 수 없는 편마비 ▲언어장애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바로 119로 신고하고 바로 막힌 뇌혈관을 뚫는 응급 혈관재개통술이 가능한 큰 병원을 방문해야한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관한 홍지만 교수는 “이번 선별시스템은 특히 치료에 민감한 3번째 단계를 선별하기 위한 것으로 이 3단계를 신속하게 선별하지 못해 치료시기가 늦춰진다면 사망에 이르거나 살아남더라도 평생 장애를 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의 1저자이자 현재 119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성은 교수는 “중증 뇌졸중의 경우 본인이 의사표현을 하거나 거동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의사가 판단하기 전에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의 신속한 선별이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범국민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뇌졸중여부와 치료 단계별 유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쉽고 빠르게 뇌졸중을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4월 15일 SCI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임상 정보, 활력징후 및 초기 실험실을 통한 단계별 뇌졸중 인식 : 전자 건강 기록 기반 관찰 코호트 연구 (Stepwise stroke recognition through clinical information, vital signs, and initial labs (CIVIL): Electronic health record-based observational cohort study)’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러한 단계별 뇌졸중 선별진료시스템과 더불어 한글 표어 ‘이웃-손-발-시선’도 함께 기억하면 뇌졸중 조기대처에 더욱 큰 도움이 된다.
▲‘이‘~ 하고 ’웃‘어 보세요 ▲양 ’손‘을 들어 보세요 ▲’발음‘이나 언어장애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지 확인하세요’의 내용으로 이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F.A.S.T 캠페인(▲Face, 웃을 때 얼굴 좌우 모양이 다른가 ▲Arms, 한쪽 팔다리에 힘이 약해지나 ▲Speech, 말이 잘 나오지 않나 ▲Time to act, 한 가지 증상이라도 의심되면 즉시 응급치료를 받아라)을 한국식으로 바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