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플라즈마’ 반려동물 치과치료의 신세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플라즈마’ 반려동물 치과치료의 신세계
  • 하지영 잠실베스트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5.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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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영 잠실베스트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하지영 잠실베스트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강아지 칫솔질은 하루에 한 번 해야한다. 음식을 섭취하고 플라크가 형성되는 데 24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스케일링은 정상치아관리를 받는 반려동물에게도 필수지만 특히 보호자가 바쁘거나 강아지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자주 칫솔질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면 반드시 일 년에 한 번 스케일링과 치과정기검진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보호자가 밥이나 껌을 잘 먹는다고 치아가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함께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동물로서 자기 영역을 지키려고 한다든지 아픈 것을 내색하지 않는 야생의 습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표현에 무색하다. 따라서 보호자는 평소 반려동물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동이라는 강아지의 경우 세균감염으로 인한 치근단농양으로 눈 아래에 고름이 터질 때까지 보호자는 동이가 아픈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동이는 안타깝게도 7개의 치아를 한꺼번에 잃어야 했다. 지금은 잘 회복해 더 건강해졌지만 매년 치과검진과 스케일링을 잘해줬다면 아직 7살인 동이는 모든 치아를 건강하게 쓰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씹는 것만으로도 치석이 제거되는 효과가 일부 있다. 하지만 한쪽 치아가 아플 경우 그쪽으로 씹지 않게 되며 치석이 자연스럽게 더 많이 생겨 염증이 더 심해진다.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발치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강아지는 충치균이 거의 없어(5% 미만) 충치가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단단한 것을 가지고 놀다가 치아가 부러지거나 에나멜질이 벗겨지는 일들이 보호자 모르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치석의 세균은 치주조직의 염증을 일으키고 치조골로 염증이 파급돼 치조골이 내려앉게 만든다. 치아를 받치는 구조가 약해지면 치아가 흔들리고 이로 인한 불편함과 통증이 발생해 차가운 물을 먹을 때 극심하게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세균은 부러진 치아의 치수에 감염을 유발하거나 치주조직을 타고 치아뿌리로 감염을 일으켜 앞에서 언급한 치근단농양을 발생시킨다. 이는 우리가 치석이 심해지기 전에 왜 조기에 스케일링과 치료를 해주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치석은 비단 치아에 문제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치주염으로 잇몸에 피가 나면 개방된 혈관을 통해 주변세균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이동하게 된다. 특히 심장 내 대동맥 판막부위에 정착해 심내막염을 유발하거나 신장이나 간에 염증을 유발해 신부전 및 간염 등을 유발한다.

나이가 든 반려견, 반려묘가 이유 없이 간수치가 높은 경우 아주 끔찍할 정도의 치아상태일 때가 대부분이다. 모든 케이스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치석과 이들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연구에서 치석의 전신영향에 대해서 위와 같은 내용이 밝혀져 있고 치석을 관리해줌으로 인해 수명이 20% 이상 늘어난다는 연구가 수없이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스케일링을 보호자들은 왜 안 하는 것일까? 비용적인 부담이 있지만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 때문에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가지의 득실을 비교했을 때 단연코 마취보다 치석이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 1~2년에 한 번 마취를 한다고 해서 신장, 간이 망가지거나 수명이 짧아지지 않는다. 특히 사전검사와 수액공급, 정확한 바이탈체크와 마취모니터링, 호흡마취 등을 안전하게 진행하는 동물병원에서 시술을 받는다면 그 위험성은 더 낮아진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치과치료의 발달로 발치하는 치료가 아닌 플라즈마 치과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플라즈마 치과치료기는 정부가 정해준 수가문제로 분당서울대치과나 몇몇 치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미 플라크 속에 들어간 세균은 항생제로도 어쩔 수가 없다. 항생제의 효과는 플라크의 맨 바깥쪽에만 겨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플라즈마는 이러한 플라크 속 세균까지 멸균해주는 기계로 심한 치주감염부위에 조사해주면 주변의 세균을 멸균시켜 치조골의 재생 및 치주염치료를 드라마틱하게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신경치료 시 치수강의 완벽한 멸균을 단시간에 이룰 수 있어 기존에 2~3시간이 걸리던 신경치료가 1시간 내외에서 완료될 수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시간이 짧아지고 신경치료효과도 높다. 강아지 신경치료를 받으려고 계획하는 보호자는 동물병원이 플라즈마 기계를 보유했는지 미리 알아보고 동물병원을 선택할 가치가 있다.

건강한 치주조직을 가진 동물에게는 스케일링만으로도 완벽하지만 치주염이 있는 3세 이상의 반려동물이나 노령 반려동물에게는 꼭 플라즈마 치료를 통해 치주조직의 염증까지 같이 치료해주는 것이 권장된다.

건강한 치아로 잘 씹어 먹으면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영양의 흡수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이 오랫동안 건강한 치아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나머지 전신건강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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