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도 당뇨병 못지않게 ‘합병증’ 무섭다
고혈압도 당뇨병 못지않게 ‘합병증’ 무섭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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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병들게 해 심장까지 영향
고혈압 오래 앓을수록 심방세동위험↑
정기적인 심전도검사로 조기발견 관리해야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과 당뇨병. 보통 합병증에 있어선 당뇨병이 더 무서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고혈압이 부르는 합병증도 만만치 않다. 특히 혈압은 심장과 연관이 깊어 다양한 심장질환을 부를 수 있다. 세계고혈압연맹이 지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5월 17일)’을 맞아 고혈압 합병증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고혈압은 심장에도 다양한 문제를 일으켜 고혈압환자는 심장건강관리도 병행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압 높으면 혈관-심장도 병들어

혈압은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수축기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피를 뿜어낼 때 가해지는 압력, 이완기혈압은 관상동맥을 통해 피를 받아들일 때 가해지는 압력을 말한다. 즉 혈압이 정상이라는 건 심장이 제대로 뛰어 온몸에 피가 잘 돌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혈압이 높으면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도 높아져 혈관 벽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혈관이 점점 딱딱하고 좁아지게 된다. 심장이 한 번 뛸 때 온몸으로 피를 잘 보내려면 관상동맥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하는데 이렇게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면 심장마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병들게 된다. 고혈압이 심장까지 병들게 하는 이유다.

■치명적인 심방세동, 조기 발견 중요

특히 고혈압이 심장에 일으키는 합병증 중 심방세동은 매우 치명적이라고 알려졌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제대로 나가지 못한 혈액이 심방 안에 정체돼 혈전을 만드는데 이 혈전이 동맥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 혈관 어디든 막아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혈전은 대동맥을 타고 가장 먼저 머리로 올라가 뇌졸중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심지어 최근에는 약으로 잘 조절해도 고혈압을 오래 앓으면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고혈압환자는 심방세동에 특히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안암병원 최종일 교수팀(김윤기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이 2009~2017년 건보공단 국가검진 수검자 약 1000만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심방세동위험은 고혈압 전 단계에서는 1.14배, 고혈압이지만 약을 먹지 않는 사람에서는 1.39배, 5년 미만으로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사람에서는 1.19배, 5년 이상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사람에서는 2.34배 심방세동 발생위험이 높았다.

최종일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고혈압을 비롯한 만성대사질환을 갖고 있는 ‘유병장수’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특히 고혈압 유병기간이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심방세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크게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인데도 확실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한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고혈압환자는 심장건강에도 경각심을 갖고 심장박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심전도검사를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은 다른 곳에 문제를 일으키기 전까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두면 고혈압 조기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압측정 꾸준히, 고혈압 전 단계부터 관리

고혈압은 이렇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르지만 그 자체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건 아니다. 꾸준히 혈압을 재지 않고서는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험요인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지금은 고혈압 전 단계일지라도 이것 역시 곧 고혈압이 될 위험이 높다는 뜻으로 이때부터 바로 관리에 들어가야한다(수축기혈압 120, 이완기혈압 80을 정상기준으로 ▲고혈압 전 단계 : 130~139/80~89 ▲주의고혈압 : 120~129/80 ▲고혈압 : 140/90, 단위 mmHg).

고혈압은 짜게 먹는 식습관이 가장 안 좋기 때문에 소금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원 교수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짠 음식을 아예 안 먹을 순 없기 때문에 집에서 먹을 때만이라도 소금을 적게 넣고 하루 한 끼 정도는 채소 위주로 가볍게 식사할 것을 권한다”며 “운동 역시 따로 할 시간이 없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기,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을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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