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19 대응 기획] 코로나19 극복 위해 대구시민·의료진 한마음 한뜻
[대구 코로나19 대응 기획] 코로나19 극복 위해 대구시민·의료진 한마음 한뜻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5.20 09: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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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코로나19 방역체계 확립에 성공하면서 한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이태원클럽 발 대규모집단감염이 발생, 다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적극적인 민·관협력으로 이를 극복한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과정을 돌아봤습니다. 이를 되짚어봄으로써 다시 한 번 느슨해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에 더욱 힘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편집자 주>

5월 7일 이태원클럽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제 대구가 아닌 서울이 위험지역이 됐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5월 7일 이태원클럽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제 대구가 아닌 서울이 위험지역이 됐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정부의 빠른 조치로 4월 초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5월 7일 이태원클럽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비상사태를 맞았다. 이제 대구가 아닌 서울이 오히려 위험지역이 됐다. 제2의 대구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막은 대구시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의 코로나19상황은 2월 18일을 기점으로 모든 것이 변했다. 대구시에 사는 61세 여성이 31번째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급격히 확산, 3월 13일 대구·경북지역 확진자가 7000여명을 넘어 전체의 88.6%를 차지한 것이다. 신규확진자는 며칠 만에 급증했으며 얼마나 확산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구시민은 물론 모든 국민이 가슴을 졸였다.

■강력한 초기대응 ‘신천지 전수조사’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지면서 중국과 유럽은 일부지역에 관해 봉쇄령을 내렸지만 대구시는 달랐다. 정부는 메르스사태 당시의 방역실패요인을 정보은폐라고 판단, 시민들에게 정보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이는 시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대구시의 코로나19 방역관리 성공요인은 ‘민·관협력’이었다. 대구시는 31번째 슈퍼감염자 발생 당시 지금처럼 방역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구시는 신속하게 예방의학자문교수단과 정호영 경북대병원장, 조치흠 계명대동산병원장,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회장 등 각 계층의 전문가들을 모아 각기 역할을 분담했다.

이때 대구시는 ▲전수조사 ▲접촉자추적시스템 ▲자가격리명령 등을 도맡았다. 대구시는 가장 먼저 신천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감행했다.

처음에는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대구시는 휴대전화 GPS,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펼쳤으며 긴급문자를 통해 확진자경로를 대구시민에게 알렸다. 대구시는 사생활보호와 공공보건 사이의 균형을 지키면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민에게 안정감을 줬다.

또 의료진과 협력해 경증·무증상환자 자가격리를 관리했다. 대구시 담당공무원은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상시 대기하면서 하루 2번 자가격리자들의 증상유무를 확인했다.

이 밖에도 대구시는 ‘328(3월 15~28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대구운동’을 시행했으며 코로나19극복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의 5대 생활방역지침보다 더욱 강화된 대구형 7대 기본생활수칙을 발표했다.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 민복기 본부장은 “슈퍼확진자가 나왔을 때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험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통해 2차감염을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휴대전화 GPS,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펼쳤으며 긴급문자를 통해 확진자경로를 대구시민에게 알렸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구시는 휴대전화 GPS,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펼쳤으며 긴급문자를 통해 확진자경로를 대구시민에게 알렸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드라이브스루’, 획기적 진단검사법 도입

코로나19 이전 메르스 당시 방역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검사시간 지연과 원내감염이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사회는 먼저 비효율적인 검사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확진자는 나날이 증가하는데 하루에 검사 가능한 인원은 10명 남짓했기 때문이다. 의료진들이 개설한 단체대화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의견이 오갔다.

당시 대구지역 병원장들의 단체대화방은 총 3가지였다. 신천지사태 이후 상황이 심각해지자 병원장들과 실무진 등으로 구성된 ‘대구 총괄대책반 단톡방’과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이 제안한 단체대화방, 보건복지부가 제안해 전국 상급종합병원장과 복지부 관계자가 모인 단체대화방이다. 이를 통해 확진자수, 치료제, 구호물품, 중환자를 위한 인공호흡기, 마스크현황 등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오가며 신속한 대응책이 마련됐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드라이브스루 검사방법 역시 단체대화방에서 나왔다. 2월 21일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교수가 손진호 칠곡경북대병원장에게 드라이브스루 검사법을 제의해 영남대병원이 이를 활용해 일일 최대 446명(선별진료소 포함)까지 검사할 수 있게 했다.

또 감염자 구분에도 힘썼다. 코로나19는 면역력이 강한 젊은층보다는 기저질환자, 고령층환자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 별도의 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세계최초로 생활치료센터를 개설했다. 의료진이 생활치료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면서 이를 개설, 본격적으로 경증환자를 분리했으며 고위험군 사망자와 확진자를 크게 낮췄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의료진 덕분에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며 “코로나19는 메르스, 신종플루와는 달리 잠복기환자, 무증상감염자를 통해서도 전파되기 때문에 잠깐만 방심해도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유행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빚어낸 결과

이번에 대구시가 슬기롭게 코로나19사태를 극복한 데는 정부의 노력도 컸다. 메르스사태 당시 정부의 정보은폐로 인해 시민들은 방역대책에 관한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진자수, 확진자 이동경로 등을 긴급문자로 숨김없이 전달하는 한편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적극 권장했다.

대구시 역시 별도방침을 정해 코로나19는 예방 가능한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데 노력했다. 이는 설문조사를 통해 입증됐다. 대구시가 조사기관 리서치코리아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1.8%가 ‘잘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또 3.28대구운동 등 시민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역시 코로나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한 외국 유튜버는 방송을 통해 대구시에서 확진자가 증가했지만 사재기 등 불안현상이 없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모임을 기피하면서 마스크착용에 힘써 매우 질서정연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시민의 의식이 한층 성숙해졌음을 뜻한다.

현재 정부는 이태원집단감염과 유사한 사례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유흥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클럽 등 시설 집합금지행정명령 또는 방역수칙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832명으로 전국 254개 점검반을 구성, 심야집중점검 중이다.

코로나19는 예방 가능한 질환이지만 자칫 방심하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는 감염병이기도 하다. 이제 다시금 제2의 대구 신천지사태, 이태원 집단감염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을 한데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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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원 2020-05-24 15:53:26
정부의 빠른 조치와 시민들의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4월부터 코로나19확진자가 급격히 줄었다. 그런데 이태원클럽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비상이 됐다. 확진자 수가 줄었다고 사람들간의 거리두기를 안일하게 하면 안 된다. 아직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모두 조심하며 생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