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칼럼에 이어 초음파검사에 관해 설명하겠다. 초음파검사는 일반방사선촬영 다음으로 많이 이용되는 검사방법이다. 주로 복부, 심장초음파 드물게 흉강초음파를 보기도 한다.
일반 방사선촬영 및 CT, MRI검사와 다르게 실시간으로 스캔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장기를 보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위장관의 운동성이나 폐색을 일으키는 위장관 이물, 심장기능 평가에 상당히 유용한 검사다.
또한 방사선보다 복부장기를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방사선촬영에서 보다 정밀한 평가가 요구되는 경우 추가로 진행할 수 있는 검사(복부초음파)다.
방사선과 달리 초음파로 확인하는 장기들은 각각의 고유한 회색 조의 색깔을 띠는데 이를 ‘에코’라고 한다. 각 장기의 실질 에코가 정상보다 높은지/낮은지/불균질한지, 장기의 경계는 어떠한지 등을 복부방사선촬영보다 더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으며 조직 내 혈관반응을 보는 데도 상당히 유용하다.
심장초음파검사는 심장기능을 평가하는 비침습적인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일반 심장초음파는 심장의 기능, 심근 및 심장내강의 변화, 선천성 심장질환 등을 감별할 수 있다. 단락을 형성하는 선천성 심장질환이 발견된 경우 아주 미세한 공기방울을 혈관으로 주입하여(Bubble study) 단락의 혈류방향을 확인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신체에 이상 조직이 발견되었을 때 진단을 위한 세포검사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때 초음파를 가이드로 삼아 세침흡인술 또는 생검을 진행하기도 하고(초음파 유도 하 세침흡인술/생검) 복수나 흉수, 기흉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초음파 유도 하에 천자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음파검사는 초음파 빔이 뼈와 공기, 금속성 물질을 투과할 수 없어 이러한 구조물로 덮여 있는 장기는 스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위장관 내 다량의 가스나 음식물이 있는 경우에도 위장관뿐만 아니라 주변 복강장기 스캔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이를 예방하기 위해 복부초음파검사 시 공복 내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의 털 또한 사이에 공기가 있어 충분히 물을 적시지 않거나, 삭모하지 않으면 초음파를 보기가 어렵다. 따라서 보통 초음파검사를 하는 동물은 해당 부위의 털을 깎는다. 또한 크기가 매우 큰 종괴는 초음파로 유래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종괴의 유래를 명확히 하고 전이 평가를 하기 위해 CT촬영이 추천된다.
그렇다면 갈비뼈로 둘러싸여 있고 공기로 차 있는 흉강은 초음파로 어떻게 보는 것일까? 흉강초음파는 주로 흉수가 찬 경우, 전종격동 평가, 폐 평가를 위해 사용한다. 폐에 공기가 아닌 다른 물질들(액체, 삼출물, 조직성 구조물 등)이 찬 경우 초음파에서 공기 음영이 아닌 다른 양상으로 보이게 되며, 이를 이용하여 폐의 질환을 어느 정도 알아낼 수 있다.
반려동물용 초음파는 환자가 사람보다 몸집이 작아 깊은 곳까지 투과하지 못하지만 해상도가 높은 고주파 초음파를 사용한다. 그런데 대형견은 고주파 초음파로 스캔하기 다소 어려우며 저주파 초음파(보통 사람용)로 스캔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고주파 초음파만큼 해상도를 기대하기 어려워 정밀한 평가가 어려울 수 있으며 장기의 절대적인 크기 또한 커 장기의 모든 부분을 스캔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깊은 복부 장기 평가를 위해 초음파검사보다는 CT검사가 더 유용할 수 있다.
초음파검사는 여러 곳에 이용할 수 있고, 대부분의 반려동물에게 진정이나 마취 없이 진행할 수 있어 방사선검사와 함께 비교적 많이 진행한다. 하지만 초음파 빔이 통과하기 어려운 구조물이나 매우 큰 대형 반려동물은 초음파로 스캔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이 경우 다른 검사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