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병상확보, 유기적 업무분장에 최선”
“코로나19 병상확보, 유기적 업무분장에 최선”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05.21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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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
새벽 3시에도 대응책 논의...공중보건의 이동검진도 한몫

· ①[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정호영 경북대병원 병원장
· ②[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
· ③[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차순도 대구메디시티협의회 회장

신천지교회에서 발생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낸 대구시는 지역 내 의료진과 시민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정면 돌파함으로써 지금은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가장 큰 역할은 한 것은 대구시 의료진들이었습니다. 위기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대구시 의료진을 릴레이 인터뷰형태로 게재합니다. 코로나19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정호영 경북대병원 병원장,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 차순도 대구메디시티협의회 회장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민복기 원장은 “대구시가 빠르게 안정될 수 있었던 데는 메디시티대구에 속한 5개 의료단체와 의료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큰 빛을 발했다”고 강조했다.

- 대구시의사회는 첫 확진자 발생 후 병상확보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를 최우선으로 했던 이유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시작한 1월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중국네트워크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받아 분석해 본 결과 빠른 전파속도와 무증상감염, 많은 환자 발생, 고령의 기저질환자는 중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치사율도 5~10%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국 우한처럼 갑자기 수천명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2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다음날 새벽까지 10명이 연이어 확진되는 것을 보고 병상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월 20일 안종성 전 국군의무사령관을 통해 국군대구병원장, 국군대전병원장과 통화해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고 환자이송준비를 부탁했습니다.

이어 김권배 계명대 대구동산의료원장에게 전화해 동산병원 미인가병상으로 입원환자를 전원하고 대구동산병원 전체를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빠른 전담병원 지정과정에서 김부겸 의원, 박능후 장관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 갑작스레 확진자가 증가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치료·예방·병상수 등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매우 힘들었을 텐데 무엇을 최우선으로 삼았는지요?

2월 18일 대구 첫 확진자 발표 후 2월 29일 하루 741명의 확진자를 발표할 때까지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준비할 것이 너무 많아 잠을 못 잘 정도이다 보니 정신력, 체력이 정말 바닥을 쳤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상황대책본부에서 예방의학, 감염병관리지원단 교수들과 논의해 경증·중증환자 분류체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구시의사회 봉사단이 전화모니터링을 통해 경증·중증환자를 잘 분류해 입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실 등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으며 다행히 확진 후 입원대기 중 돌아가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 검체채취시간이 초창기에 1명당 1시간 걸렸는데 이를 하루에 4000명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요?

새로운 검체채취방법인 드라이브스루, 이동검체채취 등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대구의 이동검진과 대량검진이 알려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언론이나 해외기관에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고위험군 전수조사를 빨리 끝내고 확산세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은 공중보건의들의 이동검진의 공이 컸습니다. 이동검진은 신분노출을 꺼리는 신천지신도들의 양성 여부를 가려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공중보건의가 직접 집에 방문함으로써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도 효과가 컸습니다.

요양병원의 경우도 한 번에 수십 명씩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전수조사를 7일 만에 끝냈습니다. 정신병원환자 조사와 생활치료센터 완치환자 등에 대한 검체채취 등을 많은 공중보건의, 자원봉사의사들이 직접 했습니다.

- 코로나19로 원래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혼선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떻게 감염관리를 했는지요. 

대구는 의료서비스 개선과 의료 질 향상 등을 위해 2009년 광역지자체와 보건의료단체가 하나로 뭉쳐 만든 메디시티대구가 도시브랜드로서 5개 의료단체와 의료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이번 사태해결의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대구시장과 의료기관장들이 새벽 3시, 5시에도 전화와 SNS로 대책을 논의하고 실행하는 등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의료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입원환자들을 전원하면서 서로 최선을 다해 업무를 분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 의료진과 시민의 자발적 협조로 빠르게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것 같은데 언제까지 조심해야할까요? 

맞습니다. 대한민국의 방역에 성공적이라고 해외에서 보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국민들이 잘하셨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이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운 가운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원칙을 너무 잘 지켰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가을과 겨울에 건조하고 추워지면서 다시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계속 정부에서 안내하는 코로나19 감염예방생활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 정부는 코로나19 완벽타파를 위해 현재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강원도 펜션이 매진될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졌는데요.

전 세계의 상황을 국민들이 꼭 기억해야합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한 국가나 도시가 잘해서 끝날 수 있는 감염병이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면 확산세가 줄다가 조금만 느슨해지면 다시 확산세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각 국가별 대처와 상황을 잘 살피면서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중요한 예방수칙을 꼭 지켜야합니다.

-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팬데믹 철회는 메르스 때와는 많이 다를 겁니다. 코로나19는 빠른 전파, 무증상감염, 완치 후 재양성판정 등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은 미확인비행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 같은 바이러스입니다. 전 세계가 공조하고 같이 연구해 백신, 치료제, 예방과 치료방법을 공유해야합니다. 앞으로 감염병이 또다시 창궐할 것을 대비해 이번 기회에 전 세계의 공조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나라의 감염대응체계는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사태로 개선점이 드러났을 텐데 어떤 점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번에 민간의료기관, 많은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의료진의 헌신으로 감염대응체계가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매번 이런 헌신과 민간의료기관의 희생으로 버틸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감염병은 주기적으로 인류를 위협할 것입니다.

역학조사관, 감염병 연구진을 보충하고 예방의학적 관점에서의 감염대응체계 구축,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 구축, 국군의무사령부, 군병원의 역할, 질병관리본부, 지역보건소 등 공공기관의 유기적인 관계와 업무분장을 통해 평소 감염병대응훈련을 실시해야합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의료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기여를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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