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코로나19사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코로나19사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05.22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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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차순도 대구메디시티협의회 회장
대구시-의료진 간 가교역할 수행...백서제작도 준비

· ①[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정호영 경북대병원 병원장
· ②[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
· ③[코로나19 릴레이 인터뷰] 차순도 대구메디시티협의회 회장

신천지교회에서 발생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낸 대구시는 지역 내 의료진과 시민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정면 돌파함으로써 지금은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가장 큰 역할은 한 것은 대구시 의료진들이었습니다. 위기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대구시 의료진을 릴레이 인터뷰형태로 게재합니다. 코로나19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정호영 경북대병원 병원장,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대책본부장, 차순도 대구메디시티협의회 회장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차순도 회장은 “대구시와 지역의료기관의 협력은 이번 코로나19 조기 안정화에도 큰 원동력이 됐다”며 “특히 메대협은 이 과정에서 가교역할을 한 만큼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코로나19 방역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이하 메대협)는 드라이브스루방식의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 대구시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전체적인 운영총괄을 담당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했으며 운영 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입니까?

31번 확진환자가 발생한 다음날일 2월 19일 오전8시에 메대협 이사회를 구성하는 전체 기관장들이 대구시에 모여 권영진 시장과 함께 초기대응을 논의했습니다. 그날 이후 코로나19대책본부를 구성해 거의 1개월간 하루도 쉬지 않고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습니다. 확산 초기의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이후에도 매주 2~3일은 코로나19전담병원의 실무책임자대책회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초기 급속확산기에 메대협이 가장 중점을 둔 사항은 사태안정화였으며 이후 재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및 예방에 주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초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병상, 의료진, 방역물품, 의료기기 등 기타 관련자원 확보와 적절한 배치에 힘썼고 환자분류(중증, 경증)를 통해 중증환자치료에 최대한의 노력을 집중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 재유행을 대비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서를 제작, 감염병에 대한 바이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메대협은 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서 대구시와 의료진 간의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그 중심에서 많은 역할을 했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메대협은 대구시와 지역보건의료계의 협력체계입니다. 이사진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대구시와 지역보건의료단체 전체기관장이 참여하기 때문에 각기 별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하나로 함께 움직여왔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보기 힘든 탄탄한 협력체제를 구축했는데도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절대적인 병상 수, 의료진 확보 등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구시와 의료기관은 서로간의 입장을 계속 조율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갔습니다. 무엇보다 병원들이 경영상의 손실을 감수하며 진정한 의료인의 정신을 발휘함으로써 코로나19를 조기에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대구시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메대협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이었습니까?

메대협은 엄밀히 말하자면 의료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 직접 나갈 수는 없었습니다만 현장에서의 사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로서 필요한 병상, 의료진, 의료기기 및 마스크 등 기자재 확보 등을 종합 지원하고 대구시와 의료기관의 입장을 조율하는 등 민간보건의료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 기회에 현장에서 헌신한 의료진과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대구시민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이번 코로나19사태를 맞아 각 대학병원장들과 빠르게 소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책을 세울 때 서로 이견이나 혼란은 없었는지요? 입장 조율 시 어떤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까?

당연히 이견이나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민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대구시의 입장과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는 의료기관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지요. 더욱이 비상대응상황이다 보니 코로나19전담병원을 맡게 되면 막대한 손실 발생은 불 보듯 훤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 병원은 치료에 전념했고 대구시 역시 이를 이해하면서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견은 있었지만 혼란은 없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사태가 안정화되면서 손실보상문제가 남았습니다. 모든 병원이 손실을 감안하고 동참한 상황에서 그들의 희생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보상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대구에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해야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전문병원이 꼭 필요한 이유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K-방역에 대한 찬사와 벤치마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종 외신에서도 연일 K-방역의 도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집단감염사태를 처음으로 겪으면서 감염병에 대한 대응경험과 기반은 대구가 가장 잘 구축됐습니다.

따라서 국가에서 추진하는 감염병전문병원을 대구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상시 감염병대응체제 확립은 물론 의료 역시 대한민국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대구가 권역감염병전문병원의 운영을 가장 잘할 것입니다. 또 감염병전문병원 등 공공의료를 확충해도 한계는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대구에서 보여준 대학병원 및 대형병원, 보건의료단체 등의 유기적인 협력입니다.

- 최근 시민단체와 대구시의회 일각에서 메대협이 의료산업 발전에만 치중했다며 ‘메디시티 대구’정책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어느 시의원 한 분이 메디시티정책에 대해 질타한 기사를 저도 읽었습니다. 이후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어려운 와중에, 또 아직 끝나지도 않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다른 지역도 아닌 대구시에서, 더구나 시의원이라는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실 것이라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한 부분에 치중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메디시티정책은 대구시 보건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중심의 서비스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메대협 산하에 의료질향상위원회와 의료서비스개선위원회가 중심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이들 위원회는 환자안전의 날 행사와 의료서비스개선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우수한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환자를 선도적으로 유치한 것입니다. 또 최근에는 의료관광산업위원회를 통해 연관산업인 의료기기와 바이오화장품, 관광분야의 해외 진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보지 않고 매도한 것에 대해 현장에서 매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대구의 모든 보건의료계가 분노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가 미처 모르고 놓치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정확한 분석으로 타당한 지적을 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습니다.

-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긴장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또 재발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싱가포르의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코로나19는 절대로 방심해선 안 됩니다. 또 최근 이태원사태를 보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사태로 겪은 우리의 고난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해도 일상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와 코로나19 대응생활수칙을 꼭 준수하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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