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생활 속 고달픈 주부들…‘습진·손목터널증후군’ 주의보
집콕생활 속 고달픈 주부들…‘습진·손목터널증후군’ 주의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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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쉴 틈 없는 주부들의 손이 요즘 들어 더 바쁘다. 코로나19로 가족 모두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안일이 배로 늘어났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는 특히 주부습진이나 손목터널증후군 등이 고개를 들기 쉽다.

주부습진…집안일 할 때는 최대한 요령있게!

주부습진은 손에 생기는 습진 중 하나로 물을 자주 만지는 주부들에게 많이 발생해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병변이 있는 피부를 통해 여러 물질이 침투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데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손을 더 자주 씻고 손세정제 사용빈도까지 늘면서 증상악화를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이현경 교수는 “살균 세척제에 포함된 알코올과 계면활성제 성분들이 손에 있는 미생물과 세포벽을 파괴해 습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자극이 될 만한 원인에 노출됐다고 해서 모두 주부습진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알레르기 또는 아토피 병력이 있는 사람이나 민감한 피부인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도 증상악화의 요인이다.

손목습진이 진행되면 피부가 갈라지고 진물 또는 피가 배어 나오는데 증상이 계속되면 손톱 변형까지 일으킬 수 있다(사진=노원을지대병원).

주부습진은 보통 양손 손가락 끝에서 증상이 시작된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과 염증이 생겨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이후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 손등 심하면 손바닥까지 번져 피부가 갈라지고 진물 또는 피가 베어나온다. 딱지가 앉아 손이 거칠어지고 뻣뻣해져 일도 할 수 없게 되는데 가려움마저 심해 2차 감염위험도 높아진다.

이현경 교수는 “주부습진을 방치하면 더 넓게 번지거나 만성화돼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며 “심하지 않은 경우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좋아질 수 있지만 피부가 갈라지고 진물이 나는 등 증상이 심하면 피부과 전문의가 처방한 국소연고제, 병변부위 주사치료, 광선치료를 병행해야한다”고 말했다.

주부습진은 손에 물이 안 닿게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주부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지만 그래도 물이 최대한 직접적으로 안 닿게 집안일을 하면서 손을 보호해야한다.  

▲천연 세제를 사용하고 ▲마른 면장갑을 낀 후 그 위에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손을 씻을 때는 반지 밑에 남은 비누, 세제 등이 자극이 돼 습진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지를 뺀 후 ▲뜨거운 물과 비누 대신 순한 비누와 미지근한 물을 이용한다. ▲손을 다 씻은 후에는 깨끗한 수건으로 닦고 손가락 사이까지 말린다. 이후 ▲크림, 연고, 바셀린 등 보습제를 발라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이현경 교수는 “고무장갑을 꼈어도 30분 이내로 하던 일을 마치는 것이 좋다”며 “또 귀찮더라도 면장갑은 습기가 차기 않도록 여러 벌 준비해 젖으면 수시로 바꿔 끼고 손을 씻은 후에는 보습제 바르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지 않는다. 평소 손목이 자주 욱신거리고 어느 순간 물건을 집을 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손목터널증후군’…미세한 욱신거림부터 관심 갖기!

손목터널증후군도 40대 이상 주부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17만7066명 중 40~60대 여성환자가 10만4591명으로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손목터널(수근관)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압력을 받거나 좁아져 정중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한다.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통은 손목터널을 덮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고 알려졌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재훈 교수는 “특히 40~60대 여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결혼 이후 사회생활과 반복적인 가사노동을 병행해야하는 생활패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견해가 많다”며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폐경기 같은 내분비변화가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공이나 스펀지 등을 손에 쥐고 천천히 쥐었다 펴는 근력강화운동(왼쪽)과 손바닥과 손등이 천장을 향한 채 각각 30초씩 아래로 천천히 손목관절스트레칭(오른쪽)을 틈틈이 하는 것이 좋다(사진=강동경희대병원).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은 사실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 미세하게 욱신거리는 통증도 관심을 갖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손이 저리거나 아픈 정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손목 통증과 함께 손가락근육이 약해져 물건을 꽉 잡기 어려워지면서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재훈 교수는 “무엇보다 초기 환자들은 증상이 있어도 파스 등의 자가치료를 통해 스스로 참기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운동기능에 장애가 생긴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는 무리한 손목 사용금지, 손목 부목 고정, 약물치료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병이 진행돼 근위축이 나타나면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자르는 수술까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목터널증후군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될 수 있다”며 “평소 무리하게 손이나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을 피하고 근력강화운동, 손목관절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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