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코로나19보다 원조,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코로나19보다 원조,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5.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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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온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첫 등장했던 건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였다. 이후 2012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이번 코로나19까지 모두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가장 큰 문제는 원 헬스(One Health, 사람-동물-환경 등 생태계의 건강이 모두 연계되어 있다는 의미) 관점에서 확인된다.

분자생물학적 연구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서로 다른 종간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도 박쥐로부터 사람전파가 고려됐으며 극소수이긴 하지만 사람에서 고양이, 개로의 전파 뉴스가 매스컴에 등장했었다. 하지만 매우 극소수기 때문에 고양이 보호자로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럼 동물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떨까? 고양이, 개, 돼지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알려진 건 60년이 넘는다. 이들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소화기, 그리고 전신적인 감염증을 일으킨다. 이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1963년에 알려진 고양이전염성복막염이다.

고양이코로나바이러스는 ▲계통 ▲혈청형(세포에 존재하는 항원의 종류에 따라 결정되는 생물집단) ▲생물형(동일 유전자를 갖는 생물집단)에 따라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가장 흔한 분류기준은 생물형이다.

고양이코로나바이러스는 생물형에 따라 고양이장코로나바이러스와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구분된다.

장코로나바이러스는 고양이과 동물 장상피세포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다. 감염 후 경미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지만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 만일 설사를 일으켰다 하더라도 수일 내 스스로 개선되기도 한다.

문제는 장코로나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 발생하는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매우 높은데 감염이 확인되면 안락사를 권유한다는 교과서적인 언급이 있을 정도다.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비율은 연구마다 다른데 많은 경우 20%까지도 언급이 되지만 돌연변이가 일어난다고 꼭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발병비율은 낮다.

장상피에서 증식한 고양이장코로나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 배출된다. 따라서 고양이들 사이에 화장실을 공유하는 경우 충분히 전염될 수 있으며 여러 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환경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장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되면 바이러스를 물리치거나 일시적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일부 개체에서 지속적 감염이 일어나는데 길게는 일 년 반 정도 감염상태가 지속되고 이 기간에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같이 생활할 때 이렇게 지속 감염된 고양이가 있다면 회복된 고양이도 재감염될 수 있으며 재감염된 고양이도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고양이 대부분이 2살 이하의 어린 고양이라면 문제는 커질 수 있다. 면역력이 낮은 어린 고양이는 성묘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염될 가능성이 많고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도 높으며 결과적으로 전염성복막염이 발병할 가능성도 높다.

장코로나바이러스 진단은 코로나19처럼 유전자검사(PCR검사)를 통해 가능하며 분변을 채취해 검사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고양이코로나바이러스 항체가검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문제는 항체가검사만으로는 장코로나바이러스인지,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인지 구분할 수는 없다. 단 항체가가 높은 경우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다음 칼럼에선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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