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일상이 된 마스크…효과만큼 효율성도 따져야 할 때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일상이 된 마스크…효과만큼 효율성도 따져야 할 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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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온 국민의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고 있다. 이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으면 대중교통도 탈 수 없고 앞으로 항공기도 마찬가지다. 등교를 시작한 학생들은 하루종일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 필자도 이미 수개월 이상 진료실에서 종일 마스크를 쓰고 진료 중이다. 생활 속 마스크 착용, 정말 건강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까.

먼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은 필요 불가결한 선택이자 조치다. 마스크 착용이 그 자체로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스크를 수개월 이상 종일 착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것은 바로 습진이다. 이는 마스크를 하루종일 착용하면서 나타나는 마찰과 압력 때문일 수 있다. 얼굴보다 작은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압력이 가해진 부위에 습진이 생기고 귀걸이가 걸치는 부위에도 통증과 습진이 생기면서 두통까지 유발된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마스크는 얼굴 크기에 맞는 것을 착용하고 안전한 장소에서는 중간중간 마스크를 벗고 있는 것이 좋다.

습진은 마스크를 만들 때 사용된 화학물질, 마스크의 재질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특정 마스크에 모든 사람이 반응을 보인다면 이것은 화학물질에 의한 원발성 피부염일 수 있지만, 유독 개인만이 특정 마스크 한 개에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평소 쓰던 마스크를 다른 것으로 바꿔야한다.

또 다른 문제는 마스크를 너무 오랫동안 착용하면 이산화탄소에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고3 학생들은 등교를 시작했고 방역조치로 하루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한다. 그런데 한 학생이 교실에서 쓰러졌다. 추측 가능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이산화탄소 중독이다.

만일 기능성이 뛰어난 마스크를 착용 중이었다면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미 과거부터 N95 이상 성능의 마스크를 장기간 착용하면 저산소혈증과 함께 과탄산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된 바 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산소는 약 21%, 이산화탄소는 약 0.03% 정도다. 그런데 숨을 내뱉을 때는 산소가 17%로 줄어들고 이산화탄소는 4%로 높아진다. 따라서 이미 내뱉은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마스크 안쪽에 쌓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국 메디컬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면 주인공이 갑자기 불안해하면서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 이것은 과호흡증후군에 의해 혈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면서 나타난 증상이다. 이때 옆의 동료가 종이봉지를 건네주는데 이것은 자신이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들이마시게 하는 중요한 응급처치 중 하나다. 이것을 ‘종이봉지 호흡’이라고 한다.

고성능 마스크 호흡도 종이봉지 호흡과 다를 바 없다. 과호흡증후군도 아닌데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흡입하게 되면 반대로 혈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남과 동시에 산소량은 부족해지기 때문에 어지럼증이나 두통, 실신의 원인이 된다. 흡입하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3%를 넘으면 숨이 차고 10% 넘으면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N95이상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는 것은 누구나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N95 이상 마스크 착용은 1시간 이내로 할 것을 권장하지만 코로나19가 걱정되는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서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마스크를 바꿔줘야한다.

아니나 다를까. 금일 국내 보건단체는 KF94나 N95 등 고성능 공기정화필터가 부착된 마스크 외 덴탈마스크를 사용해도 방역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덴탈마스크는 장시간 착용해도 호흡에 무리가 없으면서 비말차단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1년 내내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됐다. 앞으로 마스크 착용은 마치 옷을 입고 다녀야 하는 것처럼 일상이 될 것이고 패션의 빠질 수 없는 일부분이 될 것이다. 감염 가능성이 높은 위험장소를 방문한다면 고성능 필터가 부착된 마스크를 착용해야겠지만 일상에서 덴탈마스크나 면마스크를 자주 교체해서 사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덴탈마스크나 면마스크는 압력에 의한 습진도 예방해 줄 수 있다. 마스크는 효과도 중요하지만 이제 그 효율성도 따져야 하는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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