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소비문화조차 바꾼 코로나19…‘노메이크업’ 일상화될까
화장품소비문화조차 바꾼 코로나19…‘노메이크업’ 일상화될까
  • 장인선 기자·김보람 인턴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05.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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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롯데백화점 본점 화장품매장. 코로나19의 여파로 메이크업제품을 찾는 고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사용이 생활화되자 화장의 압박에서 벗어났다는 이들이 있다. 이에 ‘노메이크업’이 포스트코로나시대의 일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라는 주장도 있다.

화장품업계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매출은 각각 2월 24%, 3월 37%, 4월 22% 감소했다. 또 국내 화장품 업체의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뷰티부문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2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7%나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은 역대 최고 1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화장품사업매출은 6.4%, 영업이익은 10.0% 감소했다.

많은 사람이 화장을 하지 않게 된 것은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준다는 이유도 있지만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 속에서 습기가 차면 피부에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 뾰루지 등 각종 트러블이 생긴다. 또 마스크를 재사용 하는 이들도 많은데 이때 파운데이션, 틴트 등 화장품이 묻어있을 경우 접촉성피부염에 걸릴 수 있다.

마스크사용으로 화장을 하지 않게 됐다는 사람들은 모두 후련하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한누리 씨(26세, 여)는 “사무실 안에서도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화장하는 6시간이 대략 15~20분인데 요즘은 이 시간동안 매번 거르던 아침식사를 챙겨먹을 수 있게 돼 좋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보영 씨(29세, 여)는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내가 얼마나 화장에 얽매였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늘 화장품을 챙겨 다니며 수시로 수정화장을 했다”며 “민낯으로 다닌 지 한 달이 돼가는 데 화장을 하지 않은 내 모습에도 자신감이 생겼고 앞으로도 화장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일상에 노메이크업이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신연수 씨(26세, 여)는 “꾸밈노동이 필수인 우리는 화장에 더 신경 쓰게 됐다”며 “업무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가려지지 않는 눈을 화장하는 데 더 공을 들이고 마스크로 화장이 지워질까봐 거울을 보는 횟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여성이 화장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사회적 분위기가 쇄신되지 않는 한 전염병이 발병됐다고 해서 모두가 화장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학생 정혜연 씨(25세, 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어 화장을 안 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현상 같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오랜만에 예쁘게 화장도 하고 화장품 쇼핑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바이러스감염에 대한 우려로 색조화장품을 테스트해보는 고객도 많이 줄었다”며 “피부진정이나 트러블완화에 효과가 있는 제품을 찾는 고객이 더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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