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정기검사 필수인 사람은?
간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정기검사 필수인 사람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6.01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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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신경세포가 없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지만 재생능력만큼은 뛰어나다. 덕분에 간을 절제해도 원래와 비슷하게 성장하며 다른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재생능력이 좋은 간도 염증이 계속되면 점점 딱딱해지고 쪼그라든다. 이를 ‘간경변증’이라고 한다. 여전히 생소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간경변증환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새 약 18% 증가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2015년→2019년 약 18% 증가).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난 장기지만 지속적으로 손상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든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증상 없어 더 무서운 ‘간경변증’

간경변증은 갑자기 발생하는 병이라기보다 간세포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염증이 발생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생긴다. 그 과정에서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좋은데 간경변증은 초반에도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어도 소화불량, 복부불쾌감, 식욕부진 등 일상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라 가볍게 넘기기 쉽다. 간경변증이 심하게 진행되고 합병증이 생겨야 복수가 차는 등 비교적 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따라서 간경변증은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여러 검사를 통해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만성간염, 음주력, 지방간이 심한 사람 등 간 건강을 해칠 만한 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정기검사를 반드시 받아야한다.

■초음파·혈액검사로 간단하게 확인

간 건강은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만으로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복부초음파나 CT를 통해 간을 관찰했을 때 거친 음영이나 울퉁불퉁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혈액검사는 혈청 내 효소치를 측정해 간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으로 ▲AST(아스파르트산염아미노기전달효소)와 ▲ALT(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가 대표적이다.

AST와 ALT는 간세포에 들어있는 효소로 간이 손상돼 간세포가 파괴되면 그 안에 있던 AST와 ALT가 빠져나와 혈액 속에 섞여 돌아다니게 된다. 따라서 간이 손상되면 AST와 ALT수치가 모두 높게 나타난다. 통상 AST와 ALT 40 미만을 정상으로 보지만 성별이나 검사기관에 따라 정상범위를 다르게 판단하기 때문에 검사 후 담당 의료진과 반드시 검사결과를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간수치가 정상이거나 영상검사에서 전형적인 간경변증 소견이 안 보여도 정기검사가 필요한 사람이 있어 담당의사와 결과를 꼭 상담하고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수치 정상이어도 안심 금물

하지만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안심은 금물이다. 특히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경우 아직 바이러스가 활동하지 않는, 즉 면역체계와 싸우기 전이라면 간수치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역비활동기).

간염을 오래 앓거나 이미 간경변증이 진행된 경우라도 간수치가 정상일 수 있다. 간세포가 많이 파괴돼 더 이상 파괴될 간세포가 없어 혈액 속 간수치를 결정짓는 AST와 ALT효소가 적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필 교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증상이 없는 간염바이러스 감염자도 정기검사와 관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간경변증 예방을 위해서는 간 손상과 섬유화과정이 없을 때부터 간염을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상검사에서 전형적인 간경변증 소견이 안 나타나도 정기검사를 계속 받아야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만성간염이나 음주 등 간기능 검사에서 이상을 보일 원인이 없는데 단순 지방간으로 보기에는 수치가 계속 높거나 ▲간섬유화 관련 검사에서 간섬유 의심소견이 보이는 경우도 계속 관찰이 필요하다”며 “경우에 따라 지방간염 등 다른 간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검진기회 놓치지 않기, 금주하기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국가에서도 ▲만성B형간염 또는 C형간염환자 ▲40세 이상의 간경변증환자에게는 상·하반기 각 1회 초음파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없는 만성간염바이러스 감염자도 위험하기 때문에 국가검진지원 대상에 해당된다.

신현필 교수는 “무엇보다 간경변증은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최선”이라며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섬유화가 부분적으로 호전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고 간섬유화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술을 끊고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하루 소주 3잔, 여자는 2잔 이하가 안전하다고 알려졌지만 사람마다 음주횟수와 양이 다르고 알코올 대사능력에도 차이가 있다. 딱 정해진 안전한 술의 양은 없기 때문에 간 건강을 위해서는 마음을 굳게 먹고 금주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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