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스마트폰 삼매경”...6070 ‘목디스크’ 환자 대폭 늘었다
“우리도 스마트폰 삼매경”...6070 ‘목디스크’ 환자 대폭 늘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6.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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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못지않게 목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드라마, 트로트 프로그램 등을 보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많아지면서 이 연령대 목디스크환자가 최근 5년 새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2015~2019년 목디스크환자 증가폭은 50대 9.98%인 데 비해 60대는 34.67%, 70대는 27.8% 등으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쭉 내밀고 있거나 장시간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는 자세는 목디스크를 부를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이미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진 상태라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목디스크 발병위험이 더욱 높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년층, 목디스크 더 취약

척추와 목은 서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가 목에서 꼬리뼈까지 총 32개 또는 33개의 분절로 층층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척추 사이에는 각각 디스크(추간판)가 있는데 바로 이것이 척추를 연결하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디스크 역시 나이가 들면 탄력이 떨어지고 수분이 줄어들면서 원래보다 높이가 낮아지고 부피는 늘어나게 된다. 이때 주변의 작은 신경들이 눌려 자극을 받게 되는데 이런 변화가 목에서 발생하면 목디스크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 목 엑스레이 사진. 고개를 숙이면 머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는 목 근육의 수축력이 함께 작용, 목에 가해지는 무게가 머리 무게의 5배에 이르면서 부담이 가중된다(사진=바른세상병원).

특히 잘못된 자세는 목디스크를 쉽게 부를 수 있다. 7개의 경추(목뼈)로 이뤄진 목은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과 충격을 분배하기 위해 C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목이 하중을 받았을 때 스프링처럼 쿠션역할을 하며 충격을 완화해준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볼 때 우리가 무심코 취하는 자세, 즉 목을 길게 뺀 채 고개를 떨구는 자세는 목의 커브를 없애 정상적인 움직임의 균형을 깨뜨리고 목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계속 안 좋은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면 디스크가 제자리를 탈출해 결국 목디스크로까지 발전하는 것이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 이학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은 안 그래도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져있는데 시력까지 좋지 않아 고개를 쭉 내밀어 화면을 보다 보니 목디스크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어깨·팔 통증, 보행장애도 유발

목디스크 초기에는 목에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탈출한 디스크가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면 목뿐 아니라 어깨통증, 팔저림, 두통 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거나 보행장애, 대소변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학선 원장은 “특히 고개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팔을 머리 위로 올렸을 때 증상이 완화되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봐야한다”며 “증상이 경미하면 자세교정과 운동치료 등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미 악화된 상태거나 6주 이상 비수술적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까지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목 스트레칭은 근육과 관절, 인대의 긴장을 완화해 목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된다(사진=바른세상병원).

■스마트폰 보더라도 바른 자세로

스마트폰 생활을 아예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목디스크까지 가지 않으려면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취해야한다. 액정을 눈높이까지 올리고 화면과 눈 사이 거리를 30cm 이상 유지한다.

수면자세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이학선 원장은 “특히 목 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는 뒷목 부분이 조금 높고 머리 중앙이 낮아 경추의 C커브를 유지할 수 있는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목과 주변 근육이 긴장하지 않도록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목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경추척수증과 혼동 주의

한편 경추척수증도 60~70대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목과 어깨통증을 유발해 목디스크와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경추척수증은 주변 구조물이 척추뼈 내부를 지나는 중추신경 척수를 압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정형외과 윤자영 전문의 “경추척수증은 손의 힘이 빠지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으로 ▲평소 잘 되던 젓가락질이 힘들어지거나 ▲글씨체가 변하거나 ▲셔츠 단추를 채우기 힘든 증상 등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목디스크처럼 어깨와 팔 통증도 나타나기 때문에 근래 들어 목, 어깨, 팔에 통증이 심해졌다면 우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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