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의 후지마비, 심장병을 꼭 의심해야 하는 이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의 후지마비, 심장병을 꼭 의심해야 하는 이유
  • 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6.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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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멀쩡했던 고양이가 갑자기 뒷다리를 못 쓰면서 극심한 통증을 보이는 증상으로 응급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보호자는 디스크를 의심하며 MRI 촬영을 문의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반려묘는 Arterial Thromboembolism(ATE), 동맥혈전색전증으로 진단된다.

동맥혈전색전증이란, 동맥혈관에서 혈액의 흐름이 혈전(피가 굳은 것)으로 막히는 것을 말한다. 즉 혈관이 막히면서 뒷다리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보행장애 외에도 냉감, 감각소실, 청색증의 증상을 보이며, 실제로 초음파를 통해 혈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급성 후지 마비를 보인 고양이의 하대동맥 내 혈전
급성 후지 마비를 보인 고양이의 하대동맥 내 혈전

고양이에서 동맥혈전색전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70% 이상이 심장질환이 원인이다. 심장질환이 원인인 경우 심장 초음파상에서 심장 내에 미세혈전들이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심지어 크기가 큰 혈전이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위 사진과 동일한 고양이 환자의 심장 초음파에서 좌심실 내 혈전이 확인되는 모습
위 사진과 동일한 고양이 환자의 심장 초음파에서 좌심실 내 혈전이 확인되는 모습

동맥혈전색전증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과 빠른 치료이다. 혈전용해제의 사용에 대한 부분은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항혈전제와 일차적인 원인에 대한 치료는 가능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진통제의 처방도 매우 중요하다.

혈전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바로 ‘재관류 손상’인데, 혈전이 녹으면서 허혈상태의 조직에 쌓여있던 칼륨과 허혈성 대사산물들이 빠르게 혈류로 흘러들어온다. 이로 인하여 부정맥, 신부전, 산증이 생겨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는 동맥혈전색전증의 사망률을 높이는 큰 원인이다.

또 이 질환이 치명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재발이 잘 된다는 점이다. 재발률은 약 30%에 이르며, 대개 훨씬 치명적인 상황으로 치닫기 때문에 안락사까지 고려되기도 한다.

동맥혈전색전증은 몇 시간 만에 진행되는 급성의 질환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심장 검진만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특히,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는 품종의 고양이라면 6개월~1년 단위의 심장 검진을 진행해 적절한 심장 관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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