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 자가진단팁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 자가진단팁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6.0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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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고양이코로나바이러스. 바로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지만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는 고양이장코로나바이러스와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구분된다. 여기서 진단 후 바로 안락사가 권유될 정도로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다.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 자가진단법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1.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는 고양이장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2.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전파는 극히 드물고 장코로나바이러스는 화장실을 공유하는 환경에서 쉽게 다른 고양이에게 전파될 수 있다.

3.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킴과 더불어 돌연변이 된 이후 전염성복막염 발병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은 스트레스다.

4.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돌연변이가 이루어진 후 전염성복막염 발생을 좌우하는 요소는 감염된 개체의 면역상태다.

5. 면역상태가 충분하면 바이러스를 퇴치할 것이다. 하지만 면역상태가 미약하다면 복수나 흉수를 일으키는 ‘습식복막염’이 발생할 것이다. 반면 면역상태태가 어중간하다면 신장, 간, 장, 뇌, 척수, 눈에 염증을 일으키는 ‘건식복막염’이 발생한다.

그럼 이를 기초로 해서 내 고양이가 전염성복막염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을 알아보자.

일단 수의학에서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질환 중 하나가 고양이전염성복막염이다.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염성복막염을 고려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소를 평가해야 하며 아래 언급할 것들이 이런 판단에 중요한 요소들이다.

1.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고양이의 나이다. 고양이전염성복막염은 바이러스성 감염병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낮은 상황에서 잘 발생한다. 면역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고양이의 나이로 대게는 만 1살 이하, 길게 본다면 2살 이하의 고양이에서 발생한다. 반면 3살 넘은 고양이에서는 거의 잘 발생하지 않는다.

2. 고양이의 출신이 중요하다. 논리는 2번 항목과 같다. 전염병이기에 여러 마리가 같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쉽게 확인된다. 고양이를 분양 받을 때 샵에서 분양보다 가정분양을 선호하는 이유다. 단 가정분양이라도 상업적으로 다수의 고양이를 번식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길에서 고양이를 구조하는 경우도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감안해야한다.

3. 고양이전염성복막염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을 잡아야 한다. 이런 증상들은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가 선호하는 장기와 전염성복막염이 발생하는 형태를 감안하면 알 수 있는데 ▲포도막염(눈 안에 혈관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으로 홍채 색깔이 변하거나 눈 속이 혼탁하게 보임) ▲부분적인 다리마비 ▲보행실조 ▲머리기울임 ▲빙글빙글돌기 ▲발작 등의 신경증상 ▲복수로 인해 임신한 듯 배가 부푼 경우 ▲흉수로 인해 호흡이 가빠지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특징적인 증상없이 기력저하, 식욕부진, 체중감소, 발열 등의 모호한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단 발열의 경우 항생제를 써도 개선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4. 3번에 해당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스트레스 상황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스트레스 요인이라면 중성화, 이사, 다른 아이 입양, 임신과 출산, 발정에 따른 스트레스, 미용 혹은 목욕 등이다. 이러한 스트레스 이벤트 후에 짧으면 수일 길게는 수개월 사이에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기초로 문제를 내보면, 길에서 반년도 되어 보이지 않은 고양이를 구조해서 기르게 됐는데 임시보호소에서 다른 아이를 입양하고 열흘 정도 지나면서부터 밥을 적게 먹더니 한쪽 눈이 혼탁하게 보였다. 이후 동물병원에서 안약을 처방받아 넣으면서 눈에 혼탁함은 사라졌는데 한 달 정도 지나 술 취한 듯 휘청거리며 걷는 모습이 관찰되었다면 이 고양이는 어떤 질병을 고려해야할까?

위의 자가진단팁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알 수 있는 정답은 ‘의심할 수 있는 가장 우선순위의 질환은 고양이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 감염증’이며 필자의 경험상 십중팔구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해 왼쪽 눈의 홍채색깔 변화가 관찰된다.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해 왼쪽 눈의 홍채색깔 변화가 관찰된다.

물론 치명적인 고양이전염성복막염을 위에 언급한 사항만으로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동물병원에서 혈액검사, 방사선, 초음파검사, 유전자검사(PCR 검사), 조직병리검사 등이 필요하며 이에 대해선 담당 수의사와 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병원 진료 전 위에 사항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특히 관련증상을 보인다면 지체없이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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