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왜 찬물만 마시면 치아가 시릴까?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왜 찬물만 마시면 치아가 시릴까?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6.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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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지난해 겨울 새로운 단어를 하나 배웠다. 바로 ‘얼죽아’라는 단어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줄여서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찜통 더위에 제격인 단어다.

그런데 얼죽아를 마시고 싶어도 시린치아 때문에 마시질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몇몇 사람은 시린치아를 꾹 참고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치아가 시리다는 것은 신체가 보내는 일종의 경고로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시린증상의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많은 경우는 치아에 치석이 쌓이거나 잇몸염증이 원인일 때다. 치석은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때 염증이 심하면 잇몸 뿌리 부분(백악질,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시린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에는 치석제거와 잇몸치료를 병행한다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단 스케일링이나 잇몸치료 후에 일시적으로 시린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3주 정도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두 번째 이유는 충치다. 충치는 처음에는 증상이 없는데 치아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을 지나 상아질 쪽에 다다르면 시린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찬 온도에만 반응하다가 그다음에는 더운 온도에도 반응하게 되고 결국에는 신경까지 침범해 통증은 없어진다. 통증이 없을 정도로 충치가 악화되면 임플란트시술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세 번째는 치경부마모증이라 불리는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치아의 경계부가 떨어져 나가는 경우다. 많은 사람이 치경부마모증은 잘못된 칫솔질을 원인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치경부마모증은 치아의 과도한 씹는 힘 때문에 치아와 뿌리부위에 치질이 떨어져 나가 발생한다. 이때 치아와 치아내부의 신경사이가 가까워지면 시림증상이 심해진다. 치료법은 떨어져 나간 치아의 경계부를 레진이나 글래스아이오노머와 같은 플라스틱 재질로 보강해 치아를 보호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치아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치아신경에 염증은 외부자극과 외부충격으로 나눌 수 있다. 만일 염증이 가라앉으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계속해서 시린증상이 있거나 통증이 발생하면 신경치료를 고려해야한다.

마지막은 치아에 균열이 간 경우다. 치아를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미세하게 작은 균열들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균열들이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공간이 넓어져 치아에 금이 가 치아내부까지 영향을 준다면 시린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균열은 치아머리부터 뿌리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방사선사진에도 잘나타나질 않아 진단하기가 무척 어렵다. 이 경우에는 신경치료보다는 균열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크라운 치료를 먼저하고 이후에도 증상이 있다면 이차적으로 신경치료를 진행한다.

치아가 시리다는 것은 치아건강을 지켜달라는 일종의 신호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치아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치과검진을 받는 것이 구강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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