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경구피임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09.1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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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1 : 피임약을 먹으면 나쁜가요?
환자2 :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불임이 된다고 하던데요?
환자3 : 피임약을 먹고 살이 찌는 것 같아요.

경구피임약(이하 피임약)은 여자들의 임신 부담감을 덜어준 공로로 ‘20세기 20대 발명품’ 중 하나로 불린다. 그런데도 피임약 먹기를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피임약은 정상적인 여성이 임신을 피하게 해주는 합성여성호르몬제다. 호르몬은 신체에서 만들어지는 내분비물질로 적은 양으로 생식, 물질대사, 세포증식 등의 생리활동에 관여한다.

피임약은 임신 중 배란과 임신이 중지되는 원리를 이용한 약이다. 여포호르몬(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바로 임신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이다. 여성생식기의 발육을 촉진하고 여자다움을 키우는 여포호르몬은 자궁벽을 두텁게 해 수정란 착상을 준비하고 황체호르몬은 착상 후 자궁벽을 두텁게 해 임신이 유지되게 한다.
정일영 대전십자약국 약사
피임약성분(에티닐에스트라디올, 레보노르게스트렐 등)은 각각 이 두 호르몬을 흉내 내 합성했다. 피임약을 먹으면 이 성분 때문에 몸은 임신한 줄 알고 배란을 억제해 피임된다. 피임약마다 성분·함량은 조금 다르지만 기본원리는 같다.

정상적인 월경주기는 28일이며 피임약은 대부분 21알씩 포장돼있다. 피임약을 처음 먹을 때는 월경이 시작되는 날부터 약 개별 포장 뒷면의 요일에 맞춰 매일 한 알씩 먹는다. 그러면 21일째 되는 날에 약이 떨어진다.

그 후 1주일은 약을 먹지 않는다(휴약기). 대개 이 휴약기에 월경한다. 다음 달에는 1주일의 휴약기 후 월경 여부와 관계없이 처음 약을 먹었던 요일부터 다른 포장을 이어 먹는다. 혹시 약 먹기를 잊었다면 12시간 이내라면 바로 먹으면 된다. 하루만 먹지 않아도 배란할 수 있으니 다른 피임법을 같이 써야 한다.

피임약을 꾸준히 먹으면 다음과 같은 점이 좋다. 불규칙한 월경이 규칙적으로 된다. 월경량이 줄어 철결핍성 빈혈환자의 빈혈이 완화되고 생리통, 월경전증후군도 줄어든다. 난소암, 자궁내막암이 예방된다. 여자에게는 일평생 난자가 될 난모세포가 정해져 있는데 피임약으로 배란이 억제되면 난모세포가 아껴진다.

피임약을 먹고 두통, 유방통, 소화불량, 메스꺼움, 위장장애, 하혈, 부종 등이 생길 수 있지만 약을 계속 먹으면 두세 달 안에 사라진다. 예전의 피임약은 성분함량이 많아 부작용도 컸지만 지금의 피임약들은 그것을 많이 줄여 부작용의 빈도도 많이 낮아졌다.

심혈관질환자, 고혈압환자, 흡연자 등은 혈관이 막힐 수 있어 피임약이 좋지 않고 임신부도 먹지 말아야 하는데 임신 초기에 임신인 걸 모르고 먹은 피임약은 해롭지 않다.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영향이 갈 수 있으니 수유부는 먹지 말아야 한다.

피임약은 월경을 미루는 작용도 해 월경예정일 1주일 전부터 미루고 싶은 날까지 하루 한 알씩 먹으면 먹는 동안 월경이 미뤄진다. 피임약은 제대로 먹으면 실패율이 0%에 가까운 안전하고 효과적인 피임법이다. 헛소문에 현혹됨 없이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약 중 하나가 피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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