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는 좀…” 아토피환자들의 음식조절, 이유 있었네
“밀가루는 좀…” 아토피환자들의 음식조절, 이유 있었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6.1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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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유산균류 적어 장내 미생물 불균형
서구화된 음식, 장내 미생물 균형 흐트려 피해야
한약, 장내 유익균 늘려 아토피증상 완화 도움
아토피피부염은 생활 속 여러 요인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데 음식도 그중 하나로 적절한 식이조절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토피피부염은 주변 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무심코 고른 옷이 하필 통풍이 잘 안 되는 옷이면 그날은 더 가렵다. 이렇게 아토피는 생활 속 여러 요인들에 의해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참기 힘든 것이 바로 음식섭취다.

보통은 알레르기검사를 통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밝혀지면 치료를 위해 그 음식을 제한한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없는데도 밀가루음식이나 치킨처럼 튀긴 음식을 먹고 나면 더 가려울 때가 있다. 알레르기가 있든 없든 아토피피부염환자는 이러한 음식들을 피하는 게 좋은 걸까.

■장내 미생물, 아토피에도 영향

밀가루나 치킨 등을 즐겨 먹는 서구화된 식습관은 대부분의 질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토피의 경우 정상인보다 특정 유산균류가 적어서 가뜩이나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한데 서구화된 식습관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더 깨뜨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굳이 그 음식에 알레르기가 없어도 식이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는 “체내에는 전체 세포수의 10배에 가까운 미생물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뤄 면역이나 소화·흡수 등의 특정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며 “연구를 통해 이 장내 미생물이 아토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점차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토피환자의 장내 미생물에 관한 연구들에서는 “아토피환자들의 경우 특정 유산균류와 미생물의 다양성이 정상인보다 더 적게 발견됐으며 중증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경향은 심했다”고 보고했다. 강민서 교수는 “신생아 시기에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알레르기질환 발병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토피환자들은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해 밀가루나 튀긴 음식 등 서구화된 음식을 피해야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더 깨뜨려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아토피환자들은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해 밀가루나 튀긴 음식 등 서구화된 음식을 피해야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더 깨뜨려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약치료, 장내 미생물 균형 회복에 도움

그렇다면 아토피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은 감소시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되찾아야한다.

실제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져 유해균이 늘면 유해균이 장관세포 위에서 일차 방어벽역할을 하는 점막층을 먹어 두께가 크게 감소한다. 이로 인해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는 장누수증후군의 상태가 유발돼 인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소화불량, 복통, 변비, 설사 등 소화기증상뿐 아니라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강민서 교수는 “이때 도움되는 것이 한약치료”라며 “한약은 흐트러진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조절하고 유익한 발효대사산물을 생성해 항산화·항염효과 등을 발휘, 아토피 같은 알레르기질환이나 염증성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 다스리는 한약으로 아토피 치료

사실 한의학에서는 이전부터 아토피의 원인 중 하나로 부적절한 식이습관을 지목하고 환자에 맞는 맞춤치료를 해왔다.

강민서 교수는 “예를 들어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소화불량처럼 소화기의 기능이 저하된 증상을 보이면서 습윤한 피부증상을 가지는 비허습온형(脾虛濕溫) 아토피환자는 곽향정기산이나 평위산 같은 소화기를 다스리는 한약을 기본으로 개인 체질을 고려해 맞춤약재를 추가해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식이섬유는 부족하고 정제된 밀가루음식이 많은 서구화된 음식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환자들은 이러한 음식을 피하고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일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가 있다고 나온 특정 음식이 있다면 그 음식도 당연히 피해야한다.

항생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남용, 스트레스 등도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쳐 평소 약 복용에 주의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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