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스트레스는 내게 맡겨라! 고양이 쿠싱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스트레스는 내게 맡겨라! 고양이 쿠싱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6.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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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부신은 좌·우 신장 위에 각각 한 개씩 존재하는 작은 내분비선이다. 부신은 종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른데 고양이에선 타원형으로 2-4mm 정도의 크기를 갖는다. 부신 바깥쪽은 피질로 이뤄져 있고 안쪽은 수질로 이뤄져 있다. 부신피질에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코르티솔 ▲알도스테론 ▲안드로겐 등의 스테로이드호르몬을 만든다. 또 특수한 신경세포로 구성된 수질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소위 카테콜아민들을 만든다.

카테콜아민과 코르티솔은 모두 스트레스 상황에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카테콜아민은 초기에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하고 코르티솔은 이후 과정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 일명 쿠싱증후군(대게는 증후군 빼고 쿠싱으로 불린다)은 말그대로 부신피질의 기능이 항진돼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되는 질환으로 두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하나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발생해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과하게 분비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자극을 받은 부신은 코르티솔을 과하게 분비하는데 전체 쿠싱 고양이 80% 정도에서 확인된다. 다른 형태의 쿠싱은 부신자체에 종양이 발생해 직접적으로 코르티솔을 과도하게 분비하면서 발생하는데 쿠싱 고양이 20% 정도에서 확인된다.

과도하게 분비된 스트레스호르몬에 의해 고양이는 밥을 많이먹거나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게된다. 질병이 더 악화하면 근육이 쇠약해지고 털이 빠지고 피부가 얇아지게 되는데 심한 경우는 피부가 극도로 취약해져서 작은 자극에도 쉽게 벗겨지게 된다. 이를 ‘피부취약증후군‘이라 하고 전체 쿠싱환자 중에 30%정도에서 관찰되는데, 개와는 다른 고양이 쿠싱만의 특징적인 모습이다.

쿠싱은 피부가 얇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이차적인 피부병이 잘 발생한다.
쿠싱은 피부가 얇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이차적인 피부병이 잘 발생한다.

하지만 고양이 쿠싱에서 더 특징적인 것은 고양이 쿠싱환자 80%가 쿠싱으로 진단되기 전에 당뇨로 진단되다는 것이다. 쿠싱과 동반된 고양이 당뇨는 쿠싱이 없는 당뇨에 비해 혈당이 잘 잡히지 않는 특징을 갖는다.

쿠싱 진단의 첫번째는 스트레스호르몬,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는지 호르몬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인데 검사에 8시간 이상이 걸리는 혈액검사가 진행된다.

두번째 단계는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형태의 쿠싱 중 뇌하수체 종양인지 부신종양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초음파, MRI검사나 특수 호르몬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두번째 진단 과정에 따라 치료방법은 다르다. 흔한 뇌하수체 종양 타입의 경우 먹는 약으로 관리를 하지만 부신종양의 경우 치료 우선순위는 수술적으로 부신을 적출하는 것이다. 단 부신 종양 중에 30%정도가 악성이고 수술 전후로 주의해야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수술 진행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쿠싱은 개에겐 흔하게 발견되지만 고양이는 흔하지 않고 대부분 당뇨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살짝 잡아당기는 자극에도 피부가 벗겨지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는만큼 물먹는 양과 소변양이 늘고 특히 잘 관리되지 않는 고양이 당뇨 환자에서 최소한의 배제는 필요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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