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 코로나19까지...취준생은 더 ‘죽을 맛’
가뜩이나 힘든데 코로나19까지...취준생은 더 ‘죽을 맛’
  • 장인선 기자·김보람 인턴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06.24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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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무기력·우울증 호소
섣부른 조언보단 경청 도움
계속되는 취업실패에 취준생들은 자책하며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취업시장의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보고 자신을 너무 책망하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가 ‘IMF세대’에 버금가는 ‘코로나세대’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만큼 현재 청년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연이어 신규채용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이유 없이 계속 우울해요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529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레스상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상이 나타난다고 답했다. ‘이유 없이 계속 우울하다’(38.9%)가 가장 많았으며 ▲모든 일에 의욕상실 및 무기력해진다(21.3%) ▲신경과민(17.5%) ▲두통(9.7%) ▲불면증(9.2%) ▲대인기피증(8.6%) ▲식욕부진(7.7%) 등이 뒤를 이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민현 교수는 “취업실패 시 잠시 실망은 할지언정 스스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거나 기능저하가 현저하게 지속되면 비정상적인 상태”라며 “이때는 전문가의 도움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코 네 탓이 아냐

2년차 취업준비생 A씨(만 25세·여)는 서울 중위권대학을 평균 4.43점(4.5만점)으로 졸업했다. 대학 4년 내내 열정을 다한 결과 각종 공모전수상은 물론 어학연수, 인턴 등 화려한 스펙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40개가 넘는 기업에 지원했지만 서류 합격은 단 3곳. A씨는 “열심히 살아온 것이 모두 부질없고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원래 활발한 성격이었다는 A씨는 이제 새로운 사람은 물론 친한 친구조차 꺼려진다. 최근에는 채용공고도 줄어 끝없는 우울과 불안을 느낀다.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무조건 자신의 능력부족을 탓하는 자세를 버려야한다. 이는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우울증을 불러올 수 있다.

박민현 교수는 “취업실패와 관련해 ▲우울감 ▲무기력감 ▲불안감 ▲주의집중곤란 ▲대인관계회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자존감이 낮아져서 그래, 의지로 극복해야지’라며 스스로를 채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실패를 본인의 탓이라고 생각해 위축되지 말고 취업시장의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라”고 조언했다. 이어 “취업에 실패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가치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 경험을 쌓고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잘 될 거야”보다 ‘공감’해주기

가족, 지인 등 주변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 박민현 교수는 “취준생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한 말은 상처를 준다”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할 경우 섣부른 조언보다는 고충을 열심히 귀담아듣고 맞장구쳐주는 것이 가장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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