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나이 든 반려동물, 종양 검진하려면 무슨 검사가 필요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나이 든 반려동물, 종양 검진하려면 무슨 검사가 필요할까?
  • 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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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동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반려동물의 수명 역시 점차 늘어났다. 하지만 이에 따라 노령 질환인 종양 발병률 역시 점점 늘어 가고 있다. 반려동물에게 종양 가능성이 있다면 동물병원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

첫 번째 반려동물의 그간 병력과 최근의 이상행동, 식이, 식욕, 배변/배뇨 습관, 산책 횟수, 가정 내 환경 등을 정확하게 확인한다. 과거의 병력과 종양이 반드시 상관관계가 있진 않을 수 있으나 일말의 실마리라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정밀 신체검사는 어느 동물병원에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체내의 종양성 병변을 찾을 수는 없지만 피부나 체벽에 두드러지는 이상소견은 촉진과 시진으로도 일부 발견할 수 있다. 체온이상이나 심박, 또는 호흡이상으로 전신에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지 간접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또한 반려동물의 이상행동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다음 검사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세 번째 혈액검사는 체내 전신이상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레이더다. 종양이 어느 장기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간종양이 간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면 간수치가 상승할 수 있고 신장에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면 신장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또 CRP검사를 통해 염증을 동반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특수검사인 림포마 PCR은 림포마라는 종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종양이나 병변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혈액검사 수치가 상승하지는 않는다. 혈액검사 수치를 상승시키지 않을 정도의 초기 종양이라면 정상처럼 오인될 수 있으니 혈액검사만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혈액검사에서 놓칠 수 있는 병변들은 다른 초음파검사, 방사선검사, CT검사들과 종합해 판단해야한다.

네 번째, 방사선검사는 체내이상을 시각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특히나 뼈와 폐의 이상을 감별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종양이 폐에 심각하게 전이돼 있다면 방사선검사로도 전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오른쪽 외측상 촬영과 복배상 촬영만으로는 전체 폐의 이상을 알기 어려워 전이평가를 위해서는 흉부 4방 촬영이 추천된다. 7mm 이하의 작은 폐병변은 방사선만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해 더 정밀한 평가를 원한다면 CT 촬영이 추천된다.

간혹 방사선 촬영 시 환자의 피폭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물은 사람보다 체구가 작아 촬영조건을 약화할 수 있어 피폭량이 많지 않다. 환자보다는 오히려 온종일 촬영하는 촬영자의 피폭량이 더 많을 수 있어 환자에 대한 피폭 걱정보다 촬영자의 피폭량을 걱정하는 것이 옳다. 즉 피폭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환자의 병변 진단에 대한 유용성이 더 크기 때문에 방사선검사는 유용한 검사라 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초음파검사는 피폭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가장 유용한 심장과 복강 장기 평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방사선검사보다 복강장기의 명확한 구분이 가능하며 종양의 유래를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심장 유래 종양의 진단에도 해부학적 위치의 평가뿐만 아니라 종양이 미치고 있는 심장 기능평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복강 내 다른 장기의 전이 평가에도 스크리닝검사로서 이용될 수 있다.

여섯 번째 CT검사는 고도로 진화된 방사선검사라 할 수 있다. 체내 내부의 장기들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해 매우 세밀하게 구조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5mm 이하의 작은 결절도 CT로는 진단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CT 촬영 부위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그것은 질병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건강한 환자가 뛰어다니다가 국소 부위의 골절만 발생하였다면 해당 부위의 국소 촬영만으로도 골절의 심도 있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종양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종양은 반드시 전이평가가 진행돼야 한다.

전이평가란 무엇인가? 종양이 몸의 어딘가로 퍼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종양이 몸의 한군데에서 발견되었다면, 다른 어디에서도 추가적으로 발견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큰 종괴가 있는 한 부위만 촬영해서 정확한 진단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전이평가는 반드시 전신촬영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또한, 촬영 기법 중에서도 phase CT라는 기법은 단순 조영법보다 간으로의 전이를 평가하는데 조금 더 유용할 수 있다.

그러면 CT는 완벽한 전이평가 방법인가? 그렇지 않다. 제아무리 세밀한 검사법이라 할지라도, 컴퓨터 화면으로 나타낼 수 있는 픽셀 이하의 병변이나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종양의 세포 단위 병변은 CT로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피폭량이 많아서 유해하진 않은가? 최근의 장비들은 모두 저선량 기법이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X선을 이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방사선에 아예 노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사선에 의한 부작용은 다른 약품 사용에 의한 부작용보다도 낮다. 또 한 환자당 일생에 CT 촬영은 몇 번 되지 않는다. 피폭량을 줄이기 위해 국소 촬영을 해 잠재적인 병변들을 놓치는 것보단, 한번 촬영할 때 전신촬영을 통해 가능한 많은 병변을 확인하는 것이 환자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곱 번째 PET-CT검사는 CT검사에서 확인되지 않는 아주 미세한 종양의 전이를 확인할 수 있을뿐더러 양성과 악성종양 판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PET-CT검사라고 해도 세포 단위의 종양 전이를 100% 찾아낼 수는 없다.

이밖에도 CT보다 방사선 피폭량이 증가할 수 있고, 환자의 동위원소 배출물도 매우 주의하여 처리해야 한다. 촬영 비용도 일반 CT보다 고가다. 그렇지만 현존하는 영상검사 중 종양의 전이평가에 가장 민감한 검사이기 때문에, 종양환자들에서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어 기회비용을 잘 고려해야한다.

여덟 번째 조직검사는 종양진단의 확진 검사다. 육안병변이나, 영상검사에서는 종양처럼 보여도 종양이 아닌 경우도 있으며 양성 결절처럼 보여도 실제 악성 종양인 경우들도 있다. 또한, 여러 결절이 전이인지, 각기 다른 종양인지에 따라 치료 방향 역시 각기 다르게 진행돼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종양진단에서 조직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결절이 여러 부위일 경우는 최대한 많은 부위의 조직을 검사하는 것이 더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 지름길이자 안전한 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검사 역시 고가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부위의 조직검사를 선별하도록 해야한다.

지금껏 나의 곁을 지켜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할 반려동물에게 종양은 매우 위협적인 불청객이다. 이러한 불청객이 반려동물에 큰 해를 가하기 전에 우리는 사전에 알아내고 예방해야 한다. 올바른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는 수의사뿐만 아니라 수의사와 보호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어떤 질병에 어떤 검사와 관리 방법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공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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