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여성이 잘 걸리는 이유 있었네
‘하지정맥류’…여성이 잘 걸리는 이유 있었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06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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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지정맥류환자 절반 이상이 여성
에스트로겐, 꽉 끼는 옷차림 등 위험요인 다분
혈관 안 튀어나와도 다리 계속 저리고 피곤하면 의심
하지정맥류는 정맥이 늘어나면서 피부 밖으로 혈관이 돌출되는 것이 특징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평소 다리가 무겁고 저린 날이 잦은 사람은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아도 일단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프리픽).

혈관질환은 남녀 모두 예외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유독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혈관질환이 바로 ‘하지정맥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지정맥류환자는 21만6127명이었는데 이 중 여성환자가 14만7546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여성에서 발병률 높은 이유는?

동맥이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을 각 조직으로 운반한다면 정맥은 각 조직을 돌고 나온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혈액이 심장으로 잘 갈 수 있게 조절하는 판막이 존재하는데 하지정맥류는 바로 이 판막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발생한다.

결국 심장으로 향하지 못한 혈액은 다리 정맥에 고이게 된다. 이때 정맥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혈관이 부풀어오르며 심하면 결국 혈관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된다.

2019년 하지정맥류 성별 및 연령별 발생현황. 전체적으로 여성환자가 많으며 그중에서도 40~50대 여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여성에서는 이러한 원치 않는 변화가 더 잘 일어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정맥을 확장시켜 체내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임신, 생리 전, 폐경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일어날 때는 에스트로겐이 정맥을 넓혀 하지정맥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임신부는 복압으로 인해 평소에도 다리의 혈액순환이 방해받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의 영향도 무시를 못 한다. 나이 들수록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고 판막도 약해지는데 특히 하지정맥류는 40~50대 중년층에서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하지정맥류 여성환자 중에서도 이 연령대 비율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30대 젊은 여성도 안심은 금물이다. 꽉 끼는 레깅스나 부츠 등의 옷차림도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정맥류 발생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치료 늦어지면 만성정맥부전 등으로 악화

하지정맥류는 심혈관질환처럼 촌각을 다투는 질환은 아니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중증으로 진행되면 치료가 상당히 어려워질 뿐 아니라 만성정맥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주요 증상을 알아두고 빨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알려진 하지정맥류 의심증상은 다리에 꼬불꼬불 튀어나온 혈관이다. 하지만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는 하지정맥류도 있어 ▲계속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거나 ▲발바닥이 후끈거리는 경우 ▲쥐가 나고 저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일단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로 진단되면 여러 방법을 동원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없애는 치료를 시행한다. ▲수술로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거나 ▲열에너지로 혈관을 태워 폐쇄하는 레이저치료 ▲혈관 내 고주파 카테터를 삽입해 열로 혈관을 폐쇄하는 고주파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인체 친화적인 의료용 접합체를 활용해 문제혈관을 폐쇄하는 비수술 ·비열치료법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참편한하지외과의원 김현수 원장은 “여성들은 더운 여름날 짧아진 하의를 많이 입어 흉터에 대한 걱정이 큰데 비열 치료법은 열을 이용하지 않아 신경손상, 멍, 통증 등의 발생위험이 적고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까치발 운동은 종아리의 혈액순환을 도와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여성들의 하지정맥류 발병위험을 낮춰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활습관만 바로잡아도 충분히 예방 가능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사람은 직립보행과 의자생활을 하기 때문에 피가 아래로 쏠리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종아리 근육 단련 운동 ▲체중조절 ▲적당한 걷기 ▲꽉 끼는 옷 입지 않기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하지정맥류 위험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은 까치발을 한 채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일명 까치발 운동을 틈틈이 해주면 좋다. 잘 때 발밑에 쿠션을 놓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것도 혈액순환을 돕는다.

김현수 원장은 “하지정맥류 예방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되 혹 다리가 무겁고 피로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일단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최근에는 하지정맥류에서도 흉터를 줄이고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기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한 만큼 중증으로 악화하기 전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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